자동차의 헤드라이트
자동차는 현대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인류의 기술을 집약한 교통수단입니다. 그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하네요. 100여 년이 지나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고 가까운 미래에는 훨씬 더 혁신적인 기술들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는 어떤 것들이 나올지 예측이 되질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자동차의 많은 특징들 중에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기능 제공을 뛰어넘어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하고 아름다움이 더욱 중요해진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헤드라이트입니다.
저는 운전을 하면서 많은 자동차들을 만나는 데, 낮에 만나는 차들은 그 외관으로 확인을 합니다. 하지만 밤이 오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헤드라이트로 차종을 구별하곤 하는데요. 워낙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런 걸 다 외웠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근래 출시되는 많은 차들은 이 헤드라이트의 생김새로도 자신의 존재를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헤드라이트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800년대 최초의 자동차는 야간 주행을 위해서 기름통에 심지를 연결해서 불을 밝히는 방식을 취했다고 합니다. 성냥이나 부싯돌을 이용해서 불을 붙였다고 하는데요. 야간에 운전이라도 할라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헤드라이트라고 명명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던 전기와 전구를 이용하여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약 1900년대에 이르러서는 단순히 전방을 밝혀주는 수준뿐만 아니라 측면 방향 지시등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대략 어느 정도의 구색은 갖추게 된 셈이네요. 또한 하향등과 상향등의 구분을 시작했다고도 합니다. 심지어 주행하는 방향에 따라서 조사각을 조정해 주는 정도의 수준까지 나왔다고 하니, 현재 나오고 있는 자동차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할로겐 라이트는 아주 보편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헤드라이트입니다. 이는 기존의 전구를 사용한 것보다 내구성도 좋아지고 광량도 증가하고 소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할로겐 라이트의 단점은 기존 전구와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혹여 할로겐 라이트를 교체하기 위해 시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열이 많이 납니다. 발열이 심하다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과도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후에 제논 라이트나 LED 같이 더 효율적인 광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역사도 오래되고 대중적인 헤드라이트이지만 이제는 새로 나오는 광원들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고 있는 중입니다.
HID (High-Intensity Discharge)라고 불리는 것 중에 한 가지가 제논 라이트인데요. 백색에 가까운 색을 보여주는 헤드라이트를 이제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HID가 고급차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제는 이런 백색등은 많은 차종에도 보급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전의 이미지 탓인지 주행하면서 불법으로 개조하는 차량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출고 시에 장착해서 나오는 것과는 달리 불법 개조를 한 경우에는 광량과 조사각을 조정하는 모듈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행 시에 다른 운전자들의 눈을 부시게 하는 위험한 헤드라이트로 전락합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이런 개조는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HID는 불법 개조를 해서라도(?) 장착하고 싶을 정도로 상당한 광량과 더불어 더 유려한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쯤에는 이제 헤드라이트의 역할이 단순히 전방을 비추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차만의 독특한 개성을 나타내는 용도로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국산차 중에는 제네시스 EQ900과 앞으로 출시될 르노의 SM6와 탑재가 된다고 합니다. 이전까지는 수입차의 전유물 이었으나 국산차도 근래 장착하기 시작한 LED 라이트입니다. 제 차도 LED 라이트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할로겐보다 광량이 강하고 멀리까지 비추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LED는 이전의 광원과는 더 유연한 조사각과 뛰어난 효율의 광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LED로 초점이 맞춰진 완성차 업체들은 이런 기술의 발전과 전자 장치의 개입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가진 헤드라이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Audi 의 Matrix LED Headlight, Mercedes Benz 의 Multibeam LED Headlight, BMW 의 Adaptive LED Headlight와 같은 기술이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스마트 하이빔 어시스트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들과는 다르게 LED라는 광원이 아니어도 관계가 없는 케이스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LED는 이전의 전구 형태로 되어있는 것과는 다르게 더 작고 다량으로 장착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자 제어를 통한 LED 들을 다루는 기술이 제조사마다 독자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소개한 광원들 중 LED와 함께 시작되었을까요? 근래 출시되는 차량의 트렌드처럼 쏟아져 나오는 DRL 은 이제 자동차들에게 새로운 아이덴티티(Identity)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자동차의 외관의 멋을 위한 조명은 아니고, 작년 7월부터 국토교통부에서 DRL을 의무화하면서 이후에 출시되는 모든 차량들에게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보행자와의 사고율을 낮추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고 합니다. 안전도 지키고 아름다움도 함께 얻는 일거양득의 법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간 주행들이 아주 멋지다고 생각하는 차량의 영상을 하나 준비해봤습니다.
제논 라이트나 LED로도 머리가 아파올 지경인데 레이저 라이트나 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는 도대체 뭔가요. 듣기에도 생소하고 어려운 기술들에 대해서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깊이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의 단어입니다.
먼저 작년(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OLED 라이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광원 중에서는 가장 진보한 것입니다. 이미 TV 나 모니터 같은 제품에는 2007~2008년쯤에 상용화가 되었으나 자동차에서는 최초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LED 로의 변화가 다양한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를 표현하는데 물꼬를 트게 도와주었다면, 이제 양산차에 탑재를 준비하고 있는 OLED는 더욱 풍부한 색상, 고효율, 창의적인 디자인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한 불빛의 깜빡임이 아니라 모터쇼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하나의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다음은 레이저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또 다른 광원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전에 전자, 전기 전공을 하는 학생인 처남에게 레이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잘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하나 기억나는 것은 생각보다 그 에너지나 강력하다는 점, 그리고 그만큼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위해성이 있는 기술을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가는 비 전문가인 제가 이야기하는 것보다 영상 하나를 보시면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광원이 비추는 광량도 상당하지만, 비약적으로 늘어난 조사 거리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상용화된 버전이 국내에 출시된 BMW 7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었으나, 국내법상의 문제로 LED로 대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안타깝지만 이런 신기술들을 빠르게 접하기에는 행정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서 빨리 만나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마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넋을 놓고 보았던 영상이라 이렇게 소개해 봅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Audi라는 브랜드의 홍보 영상 정도가 될 수 있지만,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들을 전달하기에는 적절한 영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헤드라이트에 대해서만 알아봤지만, 앞으로는 이런 전자적인 기능들 뿐만 아니라 내장재들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다음번에는 더 질 좋은 내용들을 가지고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제 분에 넘치게 많이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http://www.bm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