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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하 Jul 15. 2020

비가 오는 밤

촉촉한 새벽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밤은 깊은 줄 몰라


오래된 지붕아 오늘만 버텨줘

달은 어디 숨었나

하나도 빛나지 않네


구름도 졸릴 텐데

산 넘느라 지쳤을 텐데

삼키지 말고 흘리면 좋겠어

눈물 같은 거 말이야


밤은 영원할까

새벽 두 시 티비 불빛

길고양이 울음소리

오래된 키보드 달각달각

끝나도 끝나지 않는 도돌이표


소중해요

혼자 깨어있지만

택시가 지나는 창가


투둑 투둑

비가 두들겨서

퍽 정겨운 밤


하늘아

내 마음에 내려줘

넓은 가슴으로 안을 수 있게

아픈데 추우면 안 되잖아

혼자인데 배고프면 슬프잖아


우는 구름 달래는 무지개처럼

나도 반짝 갤 수 있을까

뿅 하고 나타나면 다들 웃어줄까


괜찮아

소중한 것은 잘 없어지지 않아


금방 다녀올게

도망간 달 찾으러

구름보다 높은 곳으로


잘 자요 안녕

늦었지만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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