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ind, Challenge, Creative, Beginning
‘CREATIVE’ 제가 항상 강구하는 열망을 표출해주는 단어예요. 저는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죠. 누군가가 ‘넌 참 기발해, 창의적이야’라는 칭찬을 해주면 너무나 기분이 좋았죠.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으면 ‘건축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자동차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등 당시의 다양한 변덕 속에서도 항상 디자이너란 직업을 동경했던 거 같아요.
학교를 떠나 처음으로 가지게 된 직업은 웹디자이너였죠. 당시 저는 머릿속에 모든 생각들을 디지털 세상에 펼치고 싶었어요. 사실 당시만 해도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는 잘 알지도 못했고 그저 상상하는 모든 것을 내 손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정만 가득했죠. 그러던 저는 문제의 봉착했어요, 그것은 제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을 완성해줄 프로그래머와의 마찰이었죠. 제가 만들고 싶었던 무언가 들은 제 뜻과 달리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 다양한 핑계로 거절되어 상심할 수밖에 없어서 기술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 후 저는 개발자들과 싸울 필요 없이 제 스스로 모든 걸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프로그래밍 기술을 얻게 되어 결국 프로그래머가 되어있었죠. 저는 제가 갈망했던 문제점들을 잘 알기에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들의 요구들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가져서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 좋은 개발자로 발전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어느 외국 개발자가 주최한 ‘서울 미디어 잼 (Seoul Media Jam)’이란 모임에 참여하여 엄청난 충격과 자극을 받게 됐어요. 해당 모임의 주최자였던 ‘글렌 토머스’는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해외에선 아티스트, 디자이너, 개발자 등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미디어 잼이 있는데
한국에 이런 활동이 없어서 주최하게 되었다.”
그 말에 저는 어릴 적 열망들이 되살아나는 짜릿한 경험을 가졌어요. “나는 그동안 뭐 하고 있었지?” 저는 분명 창의적 작품을 위해 기술을 가지게 되었는데 정작 저의 것을 만들고 있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저는 ‘글렌’의 모임 및 다른 모임을 도모하고 저의 모임도 주최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했어요.
‘TIME 2 DRAW’, ‘Korea Flash Artists’, ‘SWF Lab’, ‘Media Art’, ‘MDPG(Media Dance Performance Group)’ 이들은 당시 제가 가지게 된 키워드들이고 덕분에 저는 살아있음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물론 이것들이 저의 생활에 도움이 되진 못했고 주변 사람들은 절 걱정하기 시작했어요. ‘돈도 안 되는 거 왜 하니?’, ‘보기야 좋지 그럴 시간에 네 일에 더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네가 무슨 아티스트도 아니고..’ 그래요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말보다 걱정을 빙자한 핀잔들을 더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저는 이에 대해 보상받기 시작했어요.
당시 제가 일하던 업계에서 저는 개발보단 프로그래밍으로 미디어아트 하는 사람으로 알려지고 한국어도비의 Adobe Community Champion이라는 공인 에반젤리스트 중 유일하게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선정되기도 했죠. 그 후 미디어아트 워크숍 및 강의들도 진행하고 관련 기술들을 다시 제 본업에 적용하면서 업계에서도 인정받게 되었어요.
“열정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어느덧 저는 다시 본업인 개발로 돌아가 작은 에이전시도 운영하고 크고 작은 사업을 구상하고 실패도 하면서 꽤 긴 시간이 흘러서 지금이 되었어요. 행복한 일도 많았고 나쁘지 않았죠, 하지만 열정은 조금씩 고갈되어 지난날의 시간들을 회상하니 그것을 다시금 가지고 싶어 졌어요.
삶을 걱정하고, 뭘 먹고살아야 할지, 어느 기술이 돈이 될지, 트렌드는 무엇인지, 업계의 소식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모임들은 많지만 창의적 열정을 나눌 수 있는 그런 모임..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만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