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통보였다

by 윙크살짝

오늘도 하나의 결과가 도착했다.
탈락이라는, 이제는 낯설지 않은 단어였다.
기다림 끝에 아무 말도 없는 침묵보다는,

이렇게라도 결론을 알려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판단이 끝났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졌으니까.


무엇이 기준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나이일 수도 있고, 경력일 수도 있다.
혹은 숫자로 환산된 연봉의 무게였을지도 모른다.

확인되지 않은 이유들은 늘 그렇듯 질문으로만 남고,

질문은 대답 없이 사라진다.


흥미로운 건,

오늘의 탈락이 오히려 작은 여유를 남겼다는 점이다.

두 달 전쯤,

별다른 기대 없이 제출했던 곳에서 온 연락이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아직 아무 소식이 없는 다른 자리들에 대해,

아주 미세한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침묵이 꼭 부정은 아닐 수도 있다는,

스스로에게 허락한 최소한의 해석이었다.

탈락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동시에,

지금도 누군가의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
완전히 배제되었다면,

이런 감정조차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력서를 연다.

대단한 각오나 결심 때문은 아니다.
다만 멈추지 않기 위해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행동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도전이라는 말보다, 반복에 가깝다.

앞으로도 결과는 계속 도착할 것이다.
합격도 있을 것이고, 탈락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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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의 나는 적어도 알고 있다.
탈락은 끝이 아니라,

여전히 과정 안에 있다는 통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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