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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망 Jun 14. 2023

자식농사도 재테크

1. 경제적 이유로 자녀를 낳지 않는 경우

집 근처에 김밥체인점이 있다. 실제 사장님은 아니지만 10년째 음식점을 관리해오는 아주머니가 계신데 손님들은 그냥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동네 맛집이라 자주 가곤 하는데, 사장님은 종종 손주 자랑을 하신다.

첫손주인데다 이제 겨우 세살이라 한창 이쁘고 자랑하실만하다. 사장님은 요즘 젊은 사람이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렇게 예쁘고 행복한 경험을 못해본다며 안타까워하셨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키우는 나로서는 참 공감되는 말이었다.

당신 딸들은 특별히 잘난 것은 없지만, 착하고 성실하게 커서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어버이날이나  생일, 명절 등에 적지 않은 금액의 용돈을 보내온다고 하셨다.

노년이지만 아직 건강해서 본인도 돈을 벌지만, 지식들이 주는 용돈도 쏠쏠하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덧붙여 하시는 말씀이 요즘 자녀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결혼을 안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을 잘키워서 호강하는 부모도 있다며 자식농사도 재테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하셨다.


예전 세대들은 일손이 될 수 있는 아들들을 귀히 여기는 시대도 있었고, 자식이 잘되어 효도를 바라는 부모들도 간혹 있기도 했다.

요즈음 시대에 와서는 그런 이유로 자식을 키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내 자녀이니까 마냥 사랑스럽고 그래서 뭐든 희생하게 되고 주고 싶은게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직장 혹은 성공이 전부인줄 알았던 20대, 30대와는 달리 아이를 낳아 키우며 느끼는 행복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삶의 가장 소중한 한 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성공한 뒤에 하려고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뭐하나 이룬것 없이 40이 되어서야 결혼을 했지만, 지금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뒤를 돌아보니

전에 어른들이 하셨던 말씀들이 이제사 이해가 되어졌다.

자식농사 잘 짓는 것도 성공적인 인생이라고.


아이들을 잘 키워서 덕을 보려는 마음은 아예 1도 없이 결혼과 동시에 자녀를 낳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정답도 없는 채로 정신 없이 키워왔지만, 요즈음 첫째를 보면 노년에 자식을 잘키워 효도를 받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유치원 선생님들이 늘상 '호정이 어머님은 아이들을 거저 키우세요'하며 농당반 칭찬 반의 말씀들을 주셨는데 그말은 어느 정도 맞기도 하다.

이 아이는 1학년때부터 자신이 알람을 설정해 알아서 혼자 일어나 학교갈 준비를 스스로 해왔다.

초등고학년인 지금 일하는 엄마를 배려하는 것인지 원래 타고난 성격인건지 학원갈 시간이 되면 알아서 숙제를 하고 시간맞춰 학원차를 타러 나간다.

어디에 놀러를 가면 먼저 전화하지 않은 엄마에게 중간중간 안부전화를 걸어준다. 다녀와서는 일하는 엄마에게 다가와 잘다녀왔다는 미소를 활짝보이고 나간다.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엄마가 꼼꼼히 못챙겨줘서 스스로 하는 습관이 생겼나싶기도 하다.


어린 아이들은 보통 유행하는 아이템을 갖고 싶어하기도 하는데 이 아이는 그런 욕심도 없다. 외식보다는 집밥을 좋아하고, 초콜릿보다는 과일을 좋아한다. 너무 검소해서 새로운 학용품을 사주러 강제로 다이소나 펜시점을 데리고 가도 아직 집에 있는 필통이 쓸만하다며 고작 연습장 하나를 고른다.

나를 닮아 외식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사기 좋아하는 둘째와 달리 첫째는 아빠의 근검절약을 그대로 닮았다.


누구하나 공부를 강요한 적도 없고, 서울대를 가라고 권유한 적도 없지만, 스스로 100점을 맞으려 하고 서울대를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간혹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되느냐를 묻는 딸에게 좋은 아이디어로 사업을 하거나 여러 경우가 있겠으나, 학생으로서는 공부를 잘해서 좋은대학에 가면 좋은 회사에 취직할 확률이 높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남보다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정도, 직장에 다니면 일정부분 자축을 해야하고 그러면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정도의 간단한 이야기를 해준 적만 있을 뿐인데 기것을 기억했던 것일까.


가끔 자신이 유명해지거나 서울대를 가면 엄마 아빠는 어떨것 같은지, 기쁜지를 물을 때도 있다.

너의 존재 자체로 너무나 사랑스럽고 행복하지 네가 유명하고 공부를 잘해야 기쁜것은 아니라고, 성실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너무 열심히는 살지 말라고, 꼭 서울대를 가고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살고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으나 아이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는데, 이 아이를 보면 커서 잘 살거나 부모에게 효도하겠구나 싶다.

옛 어른들이 왜 자식 농사를 잘 지으라고 했는지 그래서 최근에야 공감이 되기도 한다.

나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나의 힘으로가 아닌 나의 노력 플러스 그분의 축복이 있어야 잘살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한 그분이 지켜주시고 복 주신다면, 그토록 노력해도 안되었던 사회적 성공 대신 자녀의 축복을 받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보통 박사님들이 24개월 이전에는 가급적 미디어를 보여주지 말라고 하신다.

물론 나도 아이를 키워봤고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에 잠깐의 휴식을 위해 일찍부터 아기들에게 휴대폰을 쥐어주는 부모들을 이해하고 공감은 한다.

하지만 최대한 늦게 최대한 적은 시간만 보여주길 당부하고 싶다.

코로나 때문인건지 미디어 때문인지 언어치료를 받는 5세 6세 아이들이 너무 많아지고 하는 경우들을 볼때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5세 이전에 아이들에게 해도 되고 안되고의 행동 양식도 꼭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에서 초등고학년 혹은 중등 남자아이들이 엄마의 머리채를 쥐어잡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너무 늦기 전에 어릴때 매라도 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행히 아이들에게 매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학대하라는게 아니라 어릴때 아이들에게 부모의 매는 때에 따라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나이가 드는 모양이다. 육아 선배로서의 조언을 글로 남기고파 펜을 들었지만 잔소리가 길어진다.

부디 나의 아이들도 아이들을 함께 키워가는 다른 많은 부모님들도 자녀를 키우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행복을 경험하고 있겠지만, 처음부터 단추를 잘 꿰어 농사를 짓듯 정성껏 잘 키워나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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