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냄비 달구기
마치 구름 속으로 무한 돌진하는 듯하다. 외할머니 장농 속 투박한 솜이불같은 뭉게 구름들, 그 사이로 작열하는 햇빛이 얼굴을 뜨겁게 달군다. 햇빛을 이불삼아 뒷자석에서 곤히 잠든 아이, 구름들을 뚫고 남쪽으로 7시간째 운전 중인 남편.
“우리에게 우리가 없었더라면” 너와 나는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이 낯선 타국에서 살고 있을까? 가족이라는 명분 하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뭉쳐진 우리. 타인이었던 우리 둘이 공동 혈육으로 인해 셋이 된 후, 서로의 일과를 공유하고, 토막난 인생을 쌓고 채우고, 그리고 2주간의 일탈을 즐기기 위해 이 작은 공간에 함께 있음에 새삼 낯설음이, 감사함이, 그리고 낯선 감사함이 몰려왔다.
“Welcome to South Carolina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가 구글 네이게이션에서 울린다. 우린 여기 어디선가 1박을 하고 남부로 7시간 더 달려서 플로리다 올랜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14시간 운행 시간 동안 절반은 마음 속의 “라면”을 끓여봤다.
“나에게 네가 없었더라면” 나는 한낱 “나”에 불과하다. 나는 가을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정처없이 떠도는 마른 나뭇잎 같았으리라.
네가 있기에 내가 있음에, 너와 네가 있기에 우리가 있음에, “우리”라는 뿌리를 내린 나무가 있음에, 마음 냄비가 달궈졌다.
이제.. “우리라면” 끓일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