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회사라도 사무실이 필요하다
스페인어 '카렌시아'는 피난처, 안식처, 귀소본능을 뜻한다고 한다. 스페인은 투우로 유명하다. 투우장의
소는 극심한 흥분과 공포에 빠져 붉은 천을 향해 미친듯이 돌진한다. 이렇게 투우사와 사투를 벌이던 소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피난처를 카렌시아라고 부른다.
투우가 진행되는 동안 소는 위협을 피할 수 있는 경기장의 특정 장소를 머릿속에 표시해두고 그곳을 카렌시아로 삼는다. 요즘 카렌시아는 일사에 지친 현대인에게 자신만이 아는 휴식 공간으로 불린다.
은퇴후에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공간은 카렌시아와 같은 휴식공간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집을 떠나서 휴식을 취할수 도 있지만 일을 하는 사무실과 같은 공간의 성격이 더 강하다.
요즘 은퇴후 내 생활을 생각할 때 걱정되는 것 중 하나는 아내와의 시간이다. 만일 내가 은퇴를 하고 일을
하든 놀든 집에 있는 경우에는 아내는 달라진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집에서 보다는 지금도 카페같은 외부공간에서 더 집중력 있게 일이나 공부를 한다.
그렇다면 은퇴를 해도 집에 있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닐 것 같다.
그렇다고 매일 카페에 가서 하루종일 있는 것은 힘들것 같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나만을 위한 공간이다.
은퇴후에는 지금 계획대로 한다면 블로거, 유튜버, 쇼핑몰 등 온라인을 통해 일을 할 것 같다. 쇼핑몰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공유오피스이다. 집 주변에도 '언제 이렇게 많은 공유오피스가 생겼나' 할 정도로 많은 공유오피스가 있었다.
365일 24시간 운영으로 주말, 공휴일 등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대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정수기와 커피머신은 물론이고 제빙기와 전자레인지까지 갖추고 언제든지 마음껏 음료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나는 별로 필요없을 것 같지만 대형TV와 화이트보드가 구비된 회의실도 있고 중요한 통화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폰부스도 있다. 1인실, 2인실, 3인실, 5인실 등 룸크기와 사무실의 형태도 다양했다.
어떤곳은 택배보관과 발송도 가능한 공간이 있어서 쇼핑몰 운영자에게 좋을 것 같았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나는 1인실을 사용할 것 같은데 대략 한달에 공용석은 10만원~15만원 정도이고, 1인실은 20만원~35만원 정도였다. 비상주오피스도 있었는 데 이런곳은 한달에 몇 만원으로 가격이 저렴했다.
비상주 사무실은 단점은 재고 및 물류보관이 없다는 것이다.
1인 사무실에 특화된 창업센터도 찾을 수 있었다. 조금 찾아보니 다양한 가격의 다양한 공간이 있었다.
은퇴후에는 어느곳이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후반전을 시작하려고 한다.
직장에 다니는 것처럼 출근시간에 오피스로 출근하고 오피스에서 업무와 공부를 하고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 오는 생활을 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다. 나만의 공간에서 인생의 후반전을 알차게 채워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