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나는 항상 부러워서 앞으로 나아가는 유형의 인간이었다.
3살 많은 언니가 뭐든 잘 하는 것이 부러워서 무려 4살 때 언니보다 더 빨리 구구단을 외워버렸다. (정작 내게 구구단이 필요했던 2학년 땐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대학생이 되어서도, 19년 차 직장인인 지금까지도 나는 한 발, 한 발 나보다 앞선 그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쫓아가려고 하다가 그나마 제힘으로 밥벌이 할 수 있는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 그러니 내 앞에서 본의 아니게 내 부러움을 샀었던 수많은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나는 대문자 'E' 라 주변에 친구라 칭할 만한 이들이 많은 편이지만, 베프가 누구냐고 꼽는다면 고민없이 늘 여고동창인 써니와 신지를 꼽는다. 이 친구들은 여고 1학년 때 나를 만난 이후로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여러 번 부러워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 친구들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그랬다.
신지라는 친구가 글을 몇 년 전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제의를 받아 단행본을 출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나는 여지없이 부러워졌다. 난 글쓰기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진짜 진짜 좋아했는데, 하루하루 먹고 살다보니 나한테 언제 작가의 꿈이 있었나 싶게 잊혀져 버린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신지는 어느 순간 글을 써 보고 싶다더니 진짜 작가가 되어 있었다. 얼굴이 발그레해지도록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용기를 내어서 다시 글을 써 보기로 하였다. 늦잠을 자서 모닝런에 실패한 지난주 일요일, 뭐라도 의미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브런치에 작가신청을 했고, 통과했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에도 한 번 도전해본 적이 있는데, 보기 좋게 탈락했고 그 이후로 다시 도전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가 이번에 신지가 부러워서 충동적으로 재도전 한 것이다. 그래봐야 블로그에 지지난주 올렸던 글 세 편이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행히 작가 신청에 무사히 통과되었다.
정식 작가가 된 것도 아니면서, 그래도 이미 작가라도 된 것같이 마음이 들떴다. 무엇이든 기획이 중요한 시대인데, 사실 막상 앞으로 어떤 글을 써 가야 할지 막막하다. 그래도 무엇이든 써 봐야지. 나는 부러움에 지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니까. 에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