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이 할머니가 되다
첫 손녀
맑고도 예쁜 너의 두 눈에 빠져들면
밥이 다 타는 것도 국이 넘치는 것도
배고픔도 뒤로하고 네 앞에만 앉아 있구나
깨끗한 너의 미소와 너의 옹알이는
영혼에 묻은 먼지도 털어 낼만큼
행복한 웃음을 주는구나
때론
너의 속삭임을 눈치채지 못할지라도
너의 순수한 미소를 지켜주고 싶어
꽈당당, 으앙!
피할 길 없이 당하는 뒤통수의 아픔
그 작은 몸이 아파 앙앙 울 때면
내 심장은 죽음의 강을 만난 듯
내 마음은 너덜너덜 찢어지는구나!
어떤 아픔도 허락하고 싶진 않아
얼마나 더 울어야 중심을 잡으려나
수없이 꽈당 꽈당 넘어지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위험의 순간
얼마나 더 넘어져야 일어서려나
어렵게 일어선 직립보행의 길
어디를 가던지 시간이 흘러도
힘차고 밝고 맑고 예쁜 모습으로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우리의 첫사랑 예쁜 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