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들은 지나간다. 일시적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곳에 태어나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또한 모두 일시적이고,
한 순간이라는 말과 같다.
목적이 없다. 꽃이 피고 지는 것 처럼. 구름이 뭉게지다 비를 쏟아내는 것처럼.
하루살이는 하루동안에 태어나 삶을 마감하고
어떤 작은 인간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엄마의 배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어떤이는 100년이 넘도록, 한 세기를 살다 떠나기도 한다.
그런데 도대체 그것에 대한 목적과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걸까.
삿구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무도 장미에게 왜 피어낫냐 묻지 않는데, 왜 인간에게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냐 묻느냐고.
그 말의 의미가 내 가슴속에서 피어난다.
모든 순간이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가면 모든 순간이 잊혀진다면
도대체 삶의 목적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걸까. 아마 그런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거다.
그저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삶이 나를 데려다 놓는 곳으로 흘러가 발걸음을 옮기며,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많이 웃고 많이 사랑하며 친절하게 살아가는것.
이 세상 자체가 나이고, 내가 이 세상 자체이라면 무언가를 갖기위해 아둥바둥할 필요도,
무언가를 잃지 않기위해 두 손을 꽉 쥐고있을 필요도 없다.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이미 나이고, 내가 그것들이기 때문이다.
삶, 나, 나의 삶에 나를 던져 맡긴다.
그게 유일하게 내가 할것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