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재채기

by 오롯하게

꼭 가을이 얼굴을 내미는 이 시기만 되면

어김없이 재채기를 합니다.

봄이 오기 전에 올라오는 꽃가루 알러지도 없는 나에게

왜 이렇게 가을만 되면 재채기를 달고사는지 나는 몰랐습니다.


이 재채기가 시작된건 아마도 당신과 헤어졌을때쯔음 인것 같습니다.

고작 일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나는 당신을 내 마음 꽤 깊은 곳까지 들여놓았나봅니다.

당신과 헤어졌던 초가을 어느때부터 서늘한 바람이 제법 부는 10월의 어느날까지

이 재채기는 아마도 나에게 머물러있을겁니다.


당신을 만나고 내가 알게된건

만난 시간과 마음의 깊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과 만났던 시간보다 더 오랜시간을 그리워할 수 있다는 사실과 이별의 후유증으로 마음에 알러지가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 입니다.


다른 누군가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초가을 이맘때면 어김없이 당신을 기억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도 당신을 만났던 모든 순간들을 후회하지 않아요.

당신에게 남은 미련과 마음을 이 재채기로 털어버린다 생각하며

이번 가을도 열심히 재채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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