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굴 사랑한게 언제였더라. 진짜, 진짜로 사랑한게

by 오롯하게

내가 누굴 사랑한게 언제였더라. 진짜 진짜로 사랑한게.


물밀듯 쏟아졌던 사람들과의 이런저런 관계를 지나고 제법 잔잔해진 바다를 뒤돌아보니, 문득 내가 진짜 누군가를 사랑했던게 언제였더라, 하는 의문이 생겼다. 아주 작은 누군가의 표정 하나에 마음이 한순간에 내려앉고 올라가기를 반복하고, 누군가가 너무 애틋해 찌질하게 눈물이 나기도 하고, 뜻밖의 고백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설레기도 하고. 그런 적이 언제더라.


이렇게 말하면 내가 사랑을 기다리는 중인 것 같지만 실은 사랑이 하기 싫다고 지독히 마음먹은 날들의 연속이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며 과거에 받은 상처때문이 아니냐, 마음을 열어야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와 같은 진부한 생각들을 늘어놓겠지만 왜인지 모를 확신이 들어찬 순간부터 지지부진한 마음놀이는 하고싶지 않아졌다. 확신이 무엇인지 말할 것 같으면 나의 영혼과 본래 하나였던 것 처럼 그렇게 본래 하나인 짝이 분명 이 곳에 존재하고있다는 확신이었다.


마음놀이는 하고싶지 않으나 종종 지나간 나의 순박한 감정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래서 이제는 어디론가 흩어져버린 그 감정들을 한참 뒤지고 뒤져봐도 잘 기억이 나질않아 섭섭한 마음을 못내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글을 쓴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진짜,진짜로 가슴이 아프도록 사랑한 경험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분명히 존재하는 내 영혼의 짝에게 기분좋은 미소를 지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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