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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0g의 말들

입으로 만 번, 속으로 백만번 외쳤습니다.

by 오롯하게

삶이 어떻게 흘러가고있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어떤 날은 온종일 뜨거우리만치 따뜻하기만 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온 몸에 체인이 칭칭 감긴듯 옴짝달싹 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어느 날은 꼭 죽고만 싶은 마음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초침 위에 납작, 엎드려있기도 힘이 듭니다.

삶이란게 본래 늘 따뜻하기만 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고비를 마주할 때 마다 숨이 턱턱 막히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번해는 내가 나를 달래는 순간들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괜찮다, 괜찮다, 정말 괜찮다. 입으로 만 번, 속으로 백만번 외쳤습니다.


죽음에 대해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이만하면 살만큼 산 것 같다, 지금 죽어도 꽤 괜찮은 삶이겠다, 이제 그만 죽고싶기도 하다. 여러갈래로 참 많이도 죽음을 떠올렸습니다. 그만큼 행복하기도, 만족스럽기도, 지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예전엔 '죽으면 내 장례식에 누가 올까' 외로움이 범벅이던 생각은 들지않았던것을 보면 꽤 충만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꽤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가도 이제 그만 끝이라하면 한참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아직은 살아갈 날이 조금은 더 있겠지요.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행복하고 그에 맞게 충만함이 가득 차오를 날들이, 남아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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