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남은 겨울은 고작 48번 뿐이네요.
1993년에 태어나 2025년에 이르기까지 만으로 32년이 흘렀습니다. 32번의 봄, 여름, 가을과 겨울을 보냈다고 생각하니 살아온 시간들이 무색히도 짧게만 느껴집니다. 넉넉하게 잡아 80살까지 두 발을 이 땅에 붙인채 살아갈거라 생각하니, 나에게 남은 겨울은 고작 48번 뿐이네요.
여지껏 쏜살같이 지나가버린, 그러니 앞으로도 쏜살같이 지나갈 32번의 겨울과 하얀 입김을 보내고나면 남은건 고작 16번의 겨울입니다. 그것도 운이 좋다면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니 행복해야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돈도 큰 집이나 좋은 차도, 내가 이뤄놓은 수많은 것들도 결국은 모두 놓고 떠나야하니까요. 그러니 두려울것이 뭐가 있을까요. 본래 나는 나일 뿐인걸요.
어차피 주어진 시간을 모두 보내고나면 나에게 남는건 아무것도 없을겁니다. 그저 연기처럼 사라지겠지요. 그러나 나에게 남은건 없을지언정 내가 남기고간 하찮고 터무니없이 작은 친절과 다정과 배려들이 남은이들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덥히길 하는 마음 뿐입니다. 앞으로 남았을 48번의 겨울 내내, 그 온연한 봄 여름 가을 내내 많이 웃고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온종일 따뜻하기도 간절히 염원해봅니다. 최대한 사랑하고 넉넉히 사랑받길 바랍니다.나에게 주어진 보너스같은 48번의 겨울을 따뜻하고 사랑넘치는 사람과 손 꼭 붙잡고 함께할 수 있길, 매일 밤 기도합니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유일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