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민트와 싸운다. 이른 봄에 허브 서너 가지를 사서 마당에 심으면 그중 제일 빨리 제일 튼튼하게 자라는 게 민트다. 특별히 봐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잘 번지더니 이듬해 봄이 되니 세를 불려서 당당하게 나왔다. 그 정도면 딱 좋았다. 그러나 민트는 경계가 없다. 남의 구역을 침범하기는 예사요. 숨 쉴 구멍만 있으면 고개를 삐죽이 내밀고 맹렬하게 자란다. 그래서 싸운다.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내는 것이다. 청량하고 시원한 향기가 좋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민트와의 전쟁이 퍽이나 고단할 뻔하였다. 뽑은 민트는 항상 울타리 밖으로 던져버렸는데 어쩐 일인지 마당의 수돗가에도 화단에도 화분에도 드문드문 여전히 민트가 보인다. 일 년 동안 먹을 만큼만 남긴다고 목련 아래 자리를 정했는데 벌써 차고 넘친다.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페퍼민트다. 애플민트와 스피어민트는 샐러드나 소스에 주로 사용하고 페퍼민트는 마신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어서 포트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준비 끝이다.
뜨겁게 마셔도 좋고 차게 마셔도 좋다. 신기하게 뜨겁게 마실 때 청량감이 더 좋다. 먼지가 많아 우울한 요즘, 민트 차 한 잔으로 개운해질리는 없지만 목으로 넘어가는 뜨거운 시원함에 아주 잠시 맑아진다. 민트처럼 강하고 민트처럼 씩씩하고 민트처럼 청량하고 민트처럼 맑은 사람이 대통령이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