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2

동지 팥죽

by 라문숙


며칠 전부터 팥죽이 먹고 싶었어요. 곧 동지가 오니까 그때 끓여야겠다 생각하고 미루었다가 지난밤에는 팥죽 끓이는 법을 정독하고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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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팥 삶고 으깨어 걸렀습니다. 팥물이 가라앉는 동안 쌀도 씻어서 불렸어요. 팥앙금과 물 9컵에 불린 쌀 반 컵 비율로 끓였습니다. 앙금은 가라앉고 말개진 윗물을 쌀에 부어 끓이기 시작합니다. 쌀이 퍼지면서 물이 줄어들면 두어 국자씩 팥물을 넣어 끓이다가 쌀이 푹 퍼졌을 때 남은 앙금을 모두 넣고 끓이면 완성입니다. 찹쌀가루에 끓는 물을 부어 반죽해서 새알심도 만들었어요. 보글보글 끓는 팥죽에 새알심을 넣고 떠오를 때까지 가끔 저으며 기다립니다. 간은 소금으로 했어요.


사는 게 뭐 이런지 좋은 날만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마음먹어도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군요. 시끄럽게 날뛰던 마음은 팥을 거르고 찹쌀 반죽으로 작은 새알심을 빚으며 가라앉혔습니다. 마음속에 앙금으로 남았던 모든 것들을 맑게 걸러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팥죽을 담았습니다.


맑은 동치미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마땅치 않아서 곰취장아찌와 양파김치를 조금씩 담았습니다. 춥고 허기진 분들 모두 오세요. 마음이 가난한 분들도 오세요. 올 한 해 서운하고 아팠던 분들도 모두 오세요. 새해에는 우리 모두 조금씩 더 자라서 행복해집시다.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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