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장보기일 것 같습니다. 평소 장바구니에 집어넣기가 망설여지던 것들로 채웠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에 내게 주는 선물로요. 왼쪽의 미나리는 시어머니에게 갈 홍어회 무침의 재료이고 오른쪽 아래의 노란 토마토 병조림은 그냥 예뻐서 샀습니다. 나머지는 아직 예정에는 없지만 무엇인가가 되어 함께 혹은 홀로, 오늘 저녁 아니면 조만간의 어느 날에 식탁 위에 오를 것입니다.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는 이 생각, 이 행동이 상황에 맞지 않고 남에게 설명할 수 없어 낯설고 답답해 보이더라도 언젠가 하나하나 곰삭고 절여지고 발효가 되어 괜찮은, 어쩌면 근사한 결과물로 내 앞에 놓일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요즘 지인들과 연말 인사를 나누면서 계획하고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었어도 그런대로 괜찮았다고,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많았고, 내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새해에는 조금 더 잘 할 거라는 말들을 주고받았습니다. 내일이 있어서 새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