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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Sep 19. 2021

[노래 산책] 바람의 노래

가사가 주는 의미를 재해석합니다.

바람의 노래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가면 그때는 알게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수가 없네

내가 아는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

비켜갈수 없다는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세상 모든것들을 사랑하겠네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수가 없네

내가 아는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수 없다는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세상 모든것들을 사랑하겠네

https://youtu.be/GG6ZVcnNcRM



Photo by 하브작

무한 반복으로 듣는 노래가 있습니다. 한 문장이 가슴에 콕 박히듯 음악이 온몸으로 흡수되는 때가 있습니다. 가사와 음악이 함유한 수많은 이야기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재생됩니다.  덧나지 않도록 바르는 연고처럼 음악은 지친 마음 위로해 줍니다. 반신욕을 하는 것처럼 음악에 푹 빠지는 시간이 좋습니다. 또박또박 읊조리는 한절에 무뎌진 감성은 촉촉해집니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전환되는 기분입니다.


바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건, 감수성이  열려서입니다. 한편으론 바람의 위로가 필요해서 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아도 없는 것이 아니듯 바람은 소리로존재를 알립니다. 바람이 어떤 사물을 만나느냐에 내는 소리가 달라집니다. 저는 마음에 무언가 자꾸 움켜쥐려는 집착이 올라올 때 바람의 소리를 찾습니다. 숲길을 거닐며 휘이, 쉬이, 쏴아, 쉿~ 바람의 노래를 듣습니다. 새소리, 물소리, 벌레소리와 협연하는 자연음악회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법 지팡입니다. 나무와 부딪히는 바람소리는 욕심을 버리라죽비가 되어 두드립니다. 삶을 돌아보면 별 것 아닌 일을 별 것인 것처럼 아등바등하며  삽니다. 바람은 말합니다. "세상 소리보다 내면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Photo by 빛피스

최근 선배를 만나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옆을 보니 아무도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자녀들은 놀아주지 않을 만큼 자라 버렸고 주변인들이 하나둘 멀리 떠나니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고 합니다. 자존을 에서만 찾다 보니 정작 자신의 삶은 없었다며 지금 찾는 중이라는 말에 공감 되었습니다.


자존이란 단어는 8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고통의 정도는 다르더라도 누구나 시련이 있습니다. 시련은 성장의 자양분이지만 견뎌야 하는 연단입니다. 아픔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가혹하게 들립니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습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지난 삶의 역사, 현재의 문제가 뒤섞여 송두리째 휘몰아쳤습니다. 태풍 피해 복구처럼 삶을 리셋하며 하나씩 설정하는 과정은 군대생활을 견디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들었습니다.          


1985년, 초등 2학년, 인정을 갈급하는 아이, 주눅 들어 눈치 보는 아이, 도전을 주저하는 아이는 결핍이 많았습니다. 아이는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팠습니다. 심리적 허기는 쉽게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관계 맺기가 서툴렀습니다. 유년시절부터 기본 체력이 부족해서 무얼 하더라도 힘이 부쳤습니다. 인생 마라톤을 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몇 배는 노력해야 되는 상황에서도 평균 이상이 된다며 착각하며 살았습니다. 기본이 부족한 직장생활은 냉혹하며 녹록지 않았습니다. 나를 지킬 수 있는 힘과 실력이 없으니 남의 눈치를 보며 부끄럽게 살았습니다. 적당히 직장 생활하자며  땀과 노력 가치를 폄훼한 채 살았습니다.


Photo by 빛피스

넘어지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삶을 살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나를 모르니 방황의 이유를 몰랐고,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도 나를 함부로 대했습니다. 건강, 신앙, 가족, 관계 등을 하나씩 회복하면서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었습니다. 남이 정한 기준, 남의 눈치를 보며 살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내가 정한 기준으로 한 걸음씩 내디뎠습니다.


오늘도 바람의 노래를 듣습니다. 꽃의 움직임을 살핍니다. 하늘 작품에 집중합니다. 주변의 작은 신호들에 반응합니다. 나의 지혜로는 알 수 없는 세상이지만 노래 가사처럼 사랑하며 살려합니다.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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