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공무원은 독서를 통한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책 읽는 공무원들이 많아지는 세상을 꿈꾼다. 어디서건 변화의 주역으로서 국민의 봉사자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16년 차 지방공무원이다. 우연한 기회에 자연스레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2014년 공무원교육원에 근무한 것이 계기가 되어 교육담당자로서 일하게 되었다. 강사섭외, 교육 프로그램 구상을 위해 책을 읽어야만 했다. 그것이 동기부여는 되었지만 독서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일은 어려움이 따랐다. 독서습관을 만드는데 꼬박 4년 이상이 걸렸다. 좌충우돌하며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무엇인가 꾸준히 한다는 것은 내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죽하면 어렸을 때 별명이 용두사미였을까. 계획은 그럴싸하나 어느 하나 제대로 실행한 적이 없어 아버지가 붙여준 것이다.
책을 읽어야지라는 생각은 하였지만 업무 형편상 하루 10분 읽기도 쉽지 않았다. 독서는 우선순위에서 늘뒷전이었고 안 한다고 해서 당장 불편함은 없었다. 재미를 위한 스마트폰은 탐닉하면서도 책 읽는 시간은 없다는 한심한 나를 보았다. 하루하루 버티면서 생활하는 것에 익숙했다. 독서는 여유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힘든 일상에 돌파구는 필요했다. 조금이라도 성장하지 않는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 반복적으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매일 방전될 정도로 고갈시키며 살았다. 에너지를 급속 충전하여 하루하루를 버티게 되면 금방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긴다. 앉아있어도 집중되지 않아 생산성이 급격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반복된 일상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짐했다. "지긋지긋한 상황을 벗어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내용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억지로라도 책을 읽다 보니 점점 읽는 책들이 쌓였다. 독서 근육도 생겨 차츰 책 읽는 시간도 늘어났다. 책에 따라 읽는 요령도 생기고 어려운 책은 줄거리만 파악했다. 재미가 생기자 독서습관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막고 품듯 무작정 혼자 책을 읽다가 다른 사람들의 독서가 궁금해졌다.
독서 지경의 확장
책을 읽는다는 것은 거대한 변화를 위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시작이다. <보물상자 중>
기회가 되어 독서인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독서모임, 공무원 커뮤니티, SNS 정보 나눔으로 독서 지경이 넓혀 지자 자연스럽게 글쓰기까지 연결되었다. 독서인들의 좋은 습관들을 하나둘 접목하며 독서환경을 만들어갔다. 주변인에게 읽은 책을 소개하고, 동료들에게 책을 선물하며 그들의 변화와 성장을 응원한다. 누군가에게 책연(책과의 연)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기에.
누구나 잘하는 일이 한 가지는 있을 것이다. 투입된시간만큼 남들과 다른 노하우도 축적되었을 것이다. 그 분야라면 이룬 성과도 남다를 것이다. 물론 타고났거나 적성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노력과 꾸준함의 밀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고수는 실천과 이론을 겸비해 전체를 꿰뚫어 보는 안목을 지닌 사람이다.
그것을 독서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책을 읽다 보면 아는 분야는 이해되지만 모르는 내용은 많다. 단어부터 생소하여 씨름해야 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서두르지 않고 부담 없이 접근하자. 책과 친해지는 것이 포기하지 않는 길이다. 하루 10분, 하루 10쪽 읽기부터 도전해보자.
'독서도 지름길이 없다는 것은 수년간의 시행착오로 배웠다.'
매년 몇 만권의 책이 출간된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권씩 읽는다고 해도 습득하는 지식은 극히 일부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서가들은 한결같이 책을 읽을수록 부족함을 인정하게 되며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지는 말자. 사람마다 음식 취향이 다르듯 누구에게는 인생 책이 나에게는 별 감흥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다. 같은 책을 읽고도 자라온 환경, 배경지식과 경험의 차이로 다르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쓰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학창 시절부터 책에 별로 관심이 없어 30대 후반에 늦게 깨달은 독서의 효과를 전하기 위함이다. 둘째, 소비하는 삶보다 보다 의미 있는 생산적인 삶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서다. 마지막은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 책과 가까워져 워라벨을 실천하여 그 힘으로 국민들에게 행복한 더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도 일이 많아서, 직원 간의 갈등과 스트레스로 인해, 승진을 위해 버텨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는 많은 공무원들이 있다. 이 글이 작은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작심삼일 책 읽기를 반복하다 독서는 나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작은 실천의 씨앗으로 뿌려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