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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보는 마케팅의 경계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는 국내에 손꼽히는 명작으로, 이미 최소 한 번은 본 사람들은 많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몇 년이 지난 후에 봐도 감명 깊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놀랍고 대단한 것입니다.

  명작이 되기까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보고싶고 보여지는 영화일 수 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마케팅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를 본 후 마케팅과 엮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케팅의 경계로 한 번 같이 넘어보면 좋겠습니다.


1. 사진 하나가 주는 힘


  이 영화를 알게 되고 보게 된 시작점은 무엇인가요? 보고 난 후 이 영화를 다시 돌아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래 이미지 하나 때문이라고 응답할 것입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추억되기를 바라는 것, 그리고 시청자들이 함께 얘기하며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이 사진 하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영화의 한장면인 줄 알았으나, 영화를 본 이후에는 이 한 장면을 찍은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나 광고 등을 통해 짧은 순간에 인지하고 지나가곤 하지만, 이 이미지 하나만으로도 매력을 느끼고 구경하고 구매하기도 합니다. 시각적인 요소를 활용한 마케팅은 때론 장황한 설명보다 더욱 강렬한 소비욕구를 유발하며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미지 하나를 제작할 때도 메인 컬러와 톤앤매너, 텍스트의 길이와 배치 등 시각적인 요소 하나하나를 신경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습니다.

시각적인 요소를 활용한 광고는 그저 이쁘고 멋지게 잘 만들어지는 것으로 만족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본 사람들이라면 아래의 영화 포스터가 다소 아쉽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 핵심 포인트와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를 중점으로 본다면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영화 포스터 디자인 형태라고 보여집니다. 만일, 메시지를 포스터에서 드러내지 않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요즘의 티저 광고와 유사한 효과를 유발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남북 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은 영화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디자인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좀 더 영화의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기획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총성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핵심 스토리이지만, 메시지는 그 스토리 내면에 있는,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이상과 아픈 현실에 있기 때문에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각 디자인의 마케팅이면 어떨까요?


2. 말과 문장으로 추억되며 이어진다는 건


  영화를 보기 전과 후에 평점과 리뷰를 보는 이유 중에 하나는 타인들과의 공감과 소통일 것입니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의 멋진 평점과 리뷰를 보며 놓쳤던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다시 보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영화를 보기 전에 확인하는 평들은 시청 욕구를 더욱 강하게 자극하곤 합니다.


“선 하나를 두고 나뉘어진 그들의 애틋한 우정”

 

“누군가 무심포 들이댄 카메라 앵글

그 좁은 사각형 안에 모두가 충분히 담길 만큼

그들은 그렇게나 가까이 있었다

이토록 사연 많고 가슴 아픈

여전히 추억이 되지 못한 우리네 사진”


  영화 평의 매력은 짧지만 강력한 카피의 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봤던 포스터와 평을 비교해보면 일치하는 것과 불일치하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포스터와 시청자의 평을 비교함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홍보 포인트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잘 쓴 카피 한 문장이 때로는 작품 전체를, 그리고 작품의 핵심을 모두 훌륭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점점 다양해지는 광고 수단 속에서도 카피의 중요성은 뒤쳐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3. 당신에게 마케팅의 경계는 어디까지 인가


  저는 영화를 볼 때면 포스터와 카피, 평과 리뷰, 예고편 영상들을 찾아봅니다. 이 영화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어떤 마케팅 노력들을 했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이죠. 가끔은 예고편에서 티저 광고 효과를 잘 노리기 위해서 공들이다보니 역으로 예고편만으로 영화를 다 본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매력적인 마케팅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지는 않는지도 함께 검토가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간혹,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수행한 마케팅 활동이 그 자체로 소비되고 매출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영화를 비롯한 수많은 명작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왔는지, 우리가 어떻게 다가가게 되었는지를 함께 고민해보고 찾아보는 재미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케팅이 일과 관련된 측면으로만 거리를 두지 않고 우리의 취미 생활의 공간에도 둬보는 건 어떠실까요? 이 영화를 보며 함께 우리 일상에서의 마케팅의 경계를 허물어 보자는 마음으로 소개하였습니다.




*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

* 영화 평 출처 :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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