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미래를 살아갈 스스로를 바로 세우기
석가모니는 출가 후 깨달음을 위해 6년간 고행(苦行)을 실천했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노력했지만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육체를 괴롭힐수록, 육체에 집착하게 된다는 회의감만 얻을 뿐이었다. 마침내 그는 고행을 중단하고 마을로 내려가 몸을 씻고, 소녀가 주는 우유를 받아마셨다. 기운을 차린 석가는 쾌락도 고통도 아닌 중도(中道)의 정신으로 수행을 계속하여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불교 미션스쿨을 다닌 덕에 꽤나 일찍 알게 된 부처님의 일화다. 글쓰기 모임에서 이번 주 과제인 '미래가 막막하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보았을 때, 이 20년도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삶에서 장애물을 만났을 때, 우리는 보통 무언가를 새롭게 하거나, 열심히 뛰어넘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자기 계발서 등에서 볼 수 있는 성공사례의 대부분은 위기를 극복하거나 혹은 기회로 삼은 이야기다. 이들의 위대한 이야기들을 보고 들으면 나 역시 노력을 거듭하여 스스로를 극복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러나 자기 극복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 노력의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경우도 있고, 자기를 깎는 노력이 지나치면 자기를 해칠 수도 있다. 다시 부처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고통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 했지만 오히려 고통은 집착을 낳았다. 게다가 고행을 계속했으면 우리는 그를 위대한 '깨달은 자'가 아니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버린 수많은 수도자 중 하나로만 기억할 것이다(사실 기억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뜻한 음식과 같이 스스로에 대한 관대한 태도가 필요한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반대로, 자기의 모든 욕구를 충족하며 쾌락에 몰두해라는, 무책임한 말도 결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치우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다. 굳이 책으로 비유하자면 자기 계발서 류가 주는 따끔한 회초리와, 힐링 에세이에서 얻는 위로와 평안중 어느 한쪽만 읽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이미 마인드 세팅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에는 억지로라도 반대쪽 생각을 계속해서 보고, 듣고, 읽을 필요가 있다.
최근에 '나'를 돌아보는 활동을 많이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은 '고행'쪽에 중심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반년째 요가를 하고 있지만, '버텨봅니다'라는 말 보다 '애쓰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빈도가 확실히 많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래서 일부러 자기 계발서 대신 소설을 찾아보고, 미래에 도움 되는 일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을 하기 전에, 그 무엇을 할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번주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