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회복할 일만 남았다. 최근 몇 년간 부진을 이어 온 아우디코리아가 올 하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우디는 2020년과 2021년 연간 2만5천여대를 판매했으나, 2022년 2만1천여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1만7800여대까지 줄어드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아우디는 결국 지난 3월 스티브 클로티(Steve Cloete) 사장을 아우디코리아를 이끌 새로운 수장에 임명했다.
클로티 사장은 BMW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브랜드에서 애프터 세일즈와 네트워크 운영 등 다양한 부문에서 27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자동차 업계 베테랑이다.
그는 한국에 온 이후 한 달여 동안 전국 딜러망을 찾아 현안을 점검했고 이후 아우디의 주력 신제품을 들여와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2월까지 월평균 200여대 선에 머물렀던 판매량이 6월 900여대에 이어 8월에는 1,010대로 올해 처음으로 월간 1천대 선을 넘어섰다. 9월과 10월에도 995대와 943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이한 것은 아우디코리아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엔진차가 아닌 전기차라는 점이다.
지난 8월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아우디는 파격 조건을 내세우면서 오히려 판매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3,679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이 기간 아우디코리아 전체 판매량 7472대의 약 절반(49.2%)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주력 전기차 Q4 e-트론은 이 기간 2,783대가 판매되는 등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우디코리아는 올들어 소비자들의 구매 기피로 인한 캐즘 현상이 발생하자 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구입 가격을 대폭 낮추는 전략을 세웠다.
일부 전기차종에 대해 30% 이상 할인율을 적용, 6170만 원인 Q4 e-트론의 실 구매 가격을 4000만 원 중후반대로 끌어내렸다. 이는 디젤 차량인 Q5 TDI보다 1500만 원 이상 싼 가격대다.
여기에 전기차 인기 모델을 대상으로 월 할부 납입금이 10만원 대에 불과한 금융 프로모션을 통해 구매자들을 끌어들였다.
수입 전기차 시장은 벤츠 EQE350 모델의 화재 이후 소비자들의 기피로 인해 잠시 위축됐었으나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주요 브랜드들이 최대 36%에 달하는 파격 조건을 내걸면서 올해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