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UV와 크로스오버 차량은 곡선 디자인보다는 더욱 각진 라인과 사각형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의 싼타페, 곧 출시될 신형 팰리세이드, 차세대 수소 차량 넥쏘 등은 모두 사각형 디자인이 채택됐고, 스바루 포레스터, 페이스리프트된 포드 쿠가, 이스케이프 등 모델도 각진 요소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최근 트렌드는 기존의 자동차와 같은 전면부 디자인에서 벗어나 전통적인 사각형의 SUV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SUV 디자인이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첫째로,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SUV 디자인에 대한 복고풍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
당시의 각진 SUV는 강인함을 상징했으며, 최근 그 시기의 차량들이 미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90년대 SUV는 트럭 기반의 차체를 사용하여 주행감이 강인한 반면, 새로운 세대의 SUV들은 자동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더욱 정교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 역시 기존의 각진 모양에서 벗어나 세련되고 점점 더 곡선적인 형태를 띠게 됐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시 회귀하여 강인하고 실용적인 SUV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각진 전면부와 높은 후드는 미국 규제 기관이 원하는 방향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보행자 충돌 규제가 자동차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미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 사이 보행자 사망률이 57% 증가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대형 트럭과 SUV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는 후드 높이가 40인치(약 1,020mm) 이상이며 전면이 뭉툭한 차량이 보행자와 충돌할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44% 더 높다고 밝혔다.
때문에 규제 기관은 성인과 어린이 더미를 활용한 보행자 충돌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해 충돌 시 머리 부상 위험을 줄이려 하고 있다.
규제 기관은 이로 인해 연간 약 67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