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공장에 입사를 하고, 첫날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책상을 함께 포장했다. 겨울이었으므로 꽤 추웠고 목장갑을 껴도 무거운 가구의 모서리에 손바닥에 짓눌리는 느낌이 많이 불편했다. 외국인 친구들은 행색이 깔끔하진 못했지만, 서른 중반인 내가 보기엔 20대로 보였다. 언어에 관심이 있어서 대화하는 걸 들어보니 태국어구나 알아차렸고, 그들과 어울리다 보니 태국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두 섹터 양쪽으로 사장님과 오래 다닌 직원 분이 타카로 가구 조립을 하셨고, 중앙 쪽에선 목재 자르는 기계를 담당하시는 분이 계셨다. 그 외 나르고, 포장하고, 닦는 일은 나와 외국인 친구들이 했고, 그나마 전문적인 일은 설계에 따라 잘라 온 작은 목재에 본드와 마감 재질을 붙이는 기계를 다루는 일을 했다. 이걸 뭐라고 했더라… 기억이…
사장님과 사모님 제외하고 한국인은 4명이었고, 외국인은 4명 정도였다. 한국인도 50대 조립하시는 분 빼고, 70대 목재 자르시는 분 빼면 나와 젊은 직원 한 명인데, 이런 공장에 20대로 보이는 젊은 직원이 있어서 놀랐다. 며칠 지내고 보니 사장님의 조카였다. 그 조카분과 두 어달 같이 했었나… 아마 사장님께는 본격적으로 그 일을 해우겠다고 하고 온 것일 텐데 갑자기 그만두고 가버렸다.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 사람들처럼 어딜 가나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고, 뺀질거리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도 확실히 본국에 가족 있고 나이가 좀 있으면 책임감이 강했고, 좀 더 어리고 술 좋아하는 친구가 있으면 출근해서 힘들어하고 실수도 많았다. 그들 20대 중반도 안 됐는데 내가 그 나이였을 때 생각해 보면 빌빌거리지만 타국에 와서 이런 고생을 하는 걸 보면 내가 이 나이에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외국인 친구들도 꾸준히 다니는 친구가 있고, 친구 데려 왔다가 금방 나가기도 하고, 마약류 공급하는 애도 있어서 경찰이 오기도 했고. 별 일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