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 앞에서 왜 눈이 감길까

by 무아제로

좋아해서 푹 빠지는 건 잠을 안 자도 눈이 초롱한데, 해야만 하는 일 앞에선 5분만 지나도 눈이 감기는지. 나는 원인과 해결 방법을 떠올려봤다.


단순히 호감 있는 것 말고, 정말 좋아해서 저절로 몰입되는 건 새벽 내내 해도 피곤하지 않는 걸까.


항상 머리로는 알겠는데, 현실 문제 앞에서 진득하지 못해서 고민이 많았다. 싫어하는 것 앞에서도 좋아하는 것을 대하는 것처럼 눈앞만 몰입하면 된다.


싫어하는 일이란 건, 싫지만 자신과 세상에게 선한 방향으로 도움되는 일이라고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운동이나 공부 같은 것들. 좋은 습관들.


싫어하는 걸 대할 때는 자꾸 생각이 방해한다. 지루해. 쉬고 싶다. 자고 싶다. 스마트폰 보고 싶다. 좋아하는 것 앞에서도 내가 생각을 하는가 봤더니 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만 몰입했다. 좋아해서 몰입하는 것 앞에서 자고 싶다거나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뇌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잠을 안 자도 몸은 피곤함을 모른다.


내가 처한 그 상황에 집중하고 다른 것을 보지 않는 것. 어떤 생각이 올라오면 지금 하고 있는 걸 제쳐두고 선한지, 선하지 않는지를 파악하는 것. 선하다면 바로 하고 선하지 않다면 잊고 다시 하던 일에 몰입하는 것.


할 땐 하고 놀 땐 논다. 바로 눈앞에 몰입하라는 말이다. 나를 수양한다며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외면하고, 세상은 공이라며 나 자신의 내면만을 고요해지려 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고립된 허무주의 도사일 뿐이다.


일 앞에서, 눈앞의 사람 앞에서, 공부 앞에서, 운동 앞에서 각각 상황에 몰입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서야 자기 내면을 고요하게 다스리는 것이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그저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멍한 느낌. 그게 자존감이다. 외부의 생각이 들어오지 않는 내가 존재하고 있다고 다스리는 것. 할 땐 하고 놀 땐 놀고. 이 말이 굉장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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