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다듬을 순 있지만 다른 돌은 되지마

by 무아제로

원석이 나만의 장점인데, 왜 나를 없애고 섞어서 가공석이 되려 할까. 원석을 부드럽게 다듬는 정도의 가공은 필요하다. 하지만 온갖 빛나보이는 다른 돌들을 갖다 붙인다면, 나는 무슨 색일까. 여러 색을 미약하게 낼 수 있다면 장점이겠다. 그것보다 나의 본래 색을 유지하면서 접목하는 건 어떨까.


저런 모습이 멋지다, 나도 따라 해야지가 아닌, 저 사람은 참 멋진데 내 안엔 어떤 멋진 모습이 존재할까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 상황은 따라 해도 형식은 나만의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 없던 길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닦아놓은 길에서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사람.


창조성과 실존. 내가 보관하고 있는 책들은 주로 이런 책이었구나. 실존이란 건 다수나 타인의 관습에 굴하지 않고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마음에 먼저 충실하는 것 아닐까.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아도 자기에 이르는 방법을 알 수 있다. 독특하고 색깔이 있는 자들은 나이를 막론하고 주목을 받는다. 내 안의 목소리가 아닌 꾸미는 톤, 가사가 아닌 노래가 들리는 참가자는 가차 없이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똑같다. 매력이 적다.


나의 내면을 성찰할 줄 아는, 내가 어떤 걸 잘하고 못하는지, 좋고 싫은지를 아는 사람. 시선에 굴복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을 지키는 사람. 다수가 옳다고 해도 그 문제를 스스로 따져보고 자기 소신대로 행동하는 사람. 실존하는 자들은 늘 자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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