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한국 생산성 역설의 실태

1장. 역설의 현장: 기술은 발전하는데 왜 성장은 멈췄는가

by 무딘날

자동화 공화국의 화려한 쇼케이스와

소리없는 엔진


거대한 실험실:
하이퍼 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의 도래

2025년과 2026년의 분기점에서, 대한민국 경제는 전세계 경제학계와 산업계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거대한 거시경제적 실험실이 되었다. 서울 테헤란로의 첨단 업무지구에서 경남 창원의 국가산업단지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물리적 자본과 디지털 자본이 전례 없는 밀도로 결합된, 명실상부한 '자동화 공화국'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AI 하드웨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Jensen Huang)은 한국 시장을 향해 "메모리 반도체의 압도적 제조 역량과 AI 소프트웨어의 수용성이 결합된,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AI의 물리적 수도"라고 평했다. 이는 객관적으로 국제 기구들의 통계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국제로봇연맹(IFR)이 2024년 발표한 <World Robotics 202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로봇 밀도는 노동자 1만 명당 1,012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162대의 약 6.2배에 달하는 수치다. 로봇 도입의 경쟁국인 싱가포르(770대)나 전통적인 제조 강국인 독일(429대), 일본(419대)조차 한국의 등 뒤를 쫓기 버거운 '초격차'의 영역에 진입했다. 한국은 인류 산업사에서 최초로 로봇 밀도 1,000대 고지를 점령한 국가가 되었으며, 이는 단위 노동 투입당 자본 장비율(Capital-Labor Ratio)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자본의 심화:
공장을 넘어 일상으로 침투한 알고리즘

이러한 '자본 심화(Capital Deepening)' 현상은 제조업이라는 특정 섹터를 넘어 서비스업과 가계 부문으로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2024년 말 기준, 한국인의 생성형 AI(Generative AI 유료 구독률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기술 수용 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경제 주체들이 신기술 도입에 대한 저항감이 극히 낮음을 시사한다.


기업 현장의 데이터 통합 수준 또한 고도화되었다. <삼성전자 ESG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제조 공정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넘어,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Scope 3)과 자원 순환 데이터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공정 자동화를 넘어, 경영 의사결정의 전 과정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안진 딜로이트(Deloitte)의 <TMT Predictions 2026> 보고서는 한국 시장을 "AI 인프라가 실물 경제의 모세혈관까지 가장 빠르게 침투하는 글로벌 테스트베드(Global Testbed)"로 정의했다. 대기업의 사무실에서는 코파일럿(Copilot)과 같은 AI 에이전트가 화이트칼라 업무를 대체하고 있고, 소매점에서는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이 블루칼라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거시경제학적으로 볼 때, 한국의 기업과 가계는 그 어느 나라보다 공격적으로 잉여 소득을 자본 축적(K)과 기술 수용(A)에 투입해 온 것이다.


데이터로 본 침묵하는 엔진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물적·디지털 자본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의 질적 효율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TFP)은 정반대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신고전파 경제성장 이론의 기초가 되는 로버트 솔로우(Robert Solow)의 성장 모형에 따르면, 노동(L) 투입이 감소하더라도 자본(K) 투입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 노동생산성(Y/L)은 향상되어야 한다. 또한 기술 진보(A)가 동반될 경우 경제는 지속적인 성장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 이 공식에 대입하자면, 세계 최고의 로봇 밀도와 AI 수용성을 가진 한국 경제는 지금쯤 생산성의 폭발적 증가를 경험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은행, KDI의 장기 시계열 데이터를 교차 검증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던 고도성장기(1990년대)에 연평균 2.3%포인트에 달했던 TFP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자본 투입이 폭증했던 2010년대 후반부터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로봇 밀도가 정점을 찍은 2024년 기준, TFP 기여도는 0.7%포인트 내외로 추락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순환적 침체가 아니다. 투자가 위축되어 성장이 멈춘 것이 아니라, 투자가 사상 최대치로 집행되었음에도 성장이 멈춘 구조적 역설이다. 우리는 2026년의 시점에서, 가장 비싼 트랙터를 도입했음에도 수확량이 정체되고, 오히려 트랙터의 감가상각비와 금융 비용을 감당하느라 경제의 기초 체력이 고갈되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한국형 생산성 역설의 정의

이러한 현상은 과거 로버트 솔로우가 제기했던 생산성 역설이 21세기 한국에서 더욱 악화된 변종으로 재현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생산성 저하를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 즉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탓으로 돌리려 한다. "일할 사람이 줄어드니 성장이 멈추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총요소생산성의 경제학적 정의를 간과한 오류다. TFP는 산출량 증가분에서 노동(L)과 자본(K)의 양적 투입 기여분을 모두 제거하고 남은 '잔차(Residual)'다. 즉, 인구 감소 효과를 통계적으로 통제한 후에도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인구가 줄어서가 아니라, 남아 있는 자원조차 효율적으로 결합하지 못할 만큼 경제 시스템의 배분 효율성(Allocative Efficiency)이 망가졌음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투입의 과잉과 산출의 결핍이 공존하는 '한국형 생산성 역설'로 정의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칩을 사고, 가장 많은 로봇을 돌리는데 효율성은 뒷걸음질 치는 이 현상. 자본은 축적되었으나 성장은 증발해버린 이 미스터리. 과연 우리가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그 막대한 자본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 책은 화려한 쇼케이스 뒤편에 감춰진, 차갑게 식어버린 엔진실의 문제를 규명하기 위한 실증적 여정의 기록이다.



현상 분석:

죽음의 교차와 투자의 변질


엇갈린 운명:
자본은 쌓이는데 효율은 추락하다

경제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자본의 축적을 경제 성장의 절대 반지로 여겨왔다. 공장을 짓고 기계를 들이는 자본 심화(Capital Deepening) 과정은 필연적으로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을 증가시키며, 이는 곧 국가 전체의 부가가치 증대로 이어진다는 믿음이었다. 1970년대 한강의 기적부터 2000년대 반도체 신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는 이 성장의 공식이 작동함을 증명하는 세계에서 가장 충실한 증거였다. 자본을 투입하면 성장이 나온다는 명제는 한국 사회에서 의심할 여지 없는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우리가 마주한 냉정한 데이터는 이 오랜 믿음을 정면으로 배신한다. 본 연구가 한국은행의 자본스톡 통계와 한국생산성본부의 총요소생산성(TFP) 지표를 정규화하여 시계열로 겹쳐본 결과, 두 그래프는 2015년을 전후로 하여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충격적인 궤적을 그린다.


한국 제조업의 설비투자지수와 정보통신(ICT) 자본 스톡을 나타내는 자본 투입 곡선은 2015년 이후에도 꺾이지 않고 가파른 우상향을 지속했다. 특히 2018년부터 시작된 정부 주도의 스마트 팩토리 보급 사업과 2020년대 초반의 인공지능 및 데이터센터 투자 붐은 자본 축적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했다. 외형적으로만 본다면 한국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제의 진짜 체력을 나타내는 생산성 곡선의 방향은 정반대였다. 자본과 노동의 투입 효과를 제거한 순수 효율성 지표인 총요소생산성 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 1퍼센트대 중반에서 횡보하다가, 자본 투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2015년 이후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되어 0.7퍼센트포인트 수준으로 진입했다.


주식 시장에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현상을 '데스 크로스(Death Cross)'라 부르며 하락장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듯, 한국 실물 경제의 투자 곡선과 효율 곡선은 X자형 교차를 그리며 서로 멀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가 투입될수록 비효율적인 구조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등이며, 우리가 알던 성장의 공식이 붕괴되었음을 시사하는 결정적 증거다.


투자의 성격이 변질되었다:
'성장'에서 '방어'로

그렇다면 왜 돈을 쏟아부었는데 효율은 떨어졌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기계가 고장 난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기계를 잘못 쓰고 있는 것인가? 데이터 분석 결과는 투자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투자의 '동기'가 근본적으로 변질되었음을 가리킨다.


2015년 이전을 지배했던 투자의 성격은 명백히 '성장을 위한 투자'였다. 과거 한국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생산 용량(Capacity)의 물리적 확대를 의미했다. 반도체 라인을 증설하고 자동차 공장을 짓는 것은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이때의 자본 심화는 매출 증대와 고용 창출을 동반하는 확장적 성격을 띠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투자의 성격은 급격히 '비용 통제와 방어를 위한 투자'로 선회했다. 이 시기는 한국 경제에 강력한 '비용 충격'이 연쇄적으로 닥친 때와 정확히 일치한다. 2017년부터 시작된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한계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임계치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은 인력 관리의 난이도와 리스크 비용을 너무 빠른 속도로 높였다. 이러한 급속도의 환경 변화는 단기적 관점을 중시하는 기업 경영자들의 투자 함수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 상황에서 경영자들이 선택한 로봇과 키오스크는 더 많은 가치를 만들기 위한 슘페터적 혁신의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비싸지고 까다로워진 인간 노동을 밀어내기 위한 '대체의 도구'에 불과했다. 기업은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사람을 쓰지 않기 위해 기계를 샀다. 식당 주인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키오스크를 들여놓았고, 공장장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무 관리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로봇을 도입했다.


이것이 바로 기계 구입 비용이라는 투자는 늘어나는데 매출이라는 성장은 멈추는 역설의 근본 원인이다. 우리는 이것을 '방어적 투자'라 명명한다. 이는 성장을 포기하고 생존을 택한 자본의 비겁하지만, 개별 주체에게는 지극히 합리적인 도피였다.


디지털 디커플링(Digital Decoupling):
끊어진 연결고리

일각에서는 이러한 생산성 저하를 인구 구조의 변화 탓으로 돌리려 한다. 일할 사람이 줄고 사회가 늙어가니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냐는 반론이다. 하지만 이는 총요소생산성의 경제학적 정의를 간과한 게으른 변명에 불과하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 변화를 모두 발라내고 남은 '잔차(Residual)', 즉 순수한 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따라서 총요소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인구가 줄어서가 아니라, 남아 있는 자원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만큼 경제 시스템의 지능이 퇴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디커플링(Digital Decoupling)' 상태에 빠져 있다. 과거에는 정보통신 자본을 1단위 투입하면 국내총생산(GDP)이 일정 비율로 상승하는 견고한 연결고리가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최첨단의 디지털 자본인 인공지능과 로봇을 투입해도 GDP가 반응하지 않는다.


이는 로버트 솔로우가 1987년에 말했던 "컴퓨터는 어디에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는 없다"는 역설이, 40년 뒤 한국에서 "기술은 어디에나 있지만 성장은 없다"는 더 잔혹한 형태로 재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본과 성장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이 지점이 바로 우리가 낡은 지도를 버려야 할 출발점이다. 이어지는 논의에서는 이 끊어진 고리를 미시경제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왜 합리적인 기업들의 선택이 국가적 비극으로 이어지는지 '구성의 오류'를 통해 파헤쳐 볼 것이다.



이론적 메커니즘:

미시적 합리성과 거시적 비효율의 충돌


요소 가격의 급격한 변화와 왜곡

그렇다면 앞선 2절에서 확인한 '방어적 투자'로의 전환은 왜 발생했는가? 이 거대한 역설의 출발점은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가장 기초적인 경제학적 부등식, 즉 요소 가격의 상대적 비율의 급격한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경제학적으로 기업이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하는 임계점은 노동의 한계비용이 자본의 사용자 비용을 초과할 때 발생한다. 정상적이고 슘페터(Schumpeter)적인 기술 진보의 경로라면, 기술 혁신으로 인해 기계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가격이 하락하여 자본의 사용자 비용이 자연스럽게 내려감으로써 자동화가 촉발되어야 한다. 이를 '기술 견인형 자동화(Tech-pull Automation)'라 한다.


그러나 2017년 이후 한국 경제가 경험한 자동화의 메커니즘은 이와 정반대인 '비용 밀어내기형 자동화(Cost-push Automation)'였다. 당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노동 규제 강화는 기업이 체감하는 '실질 노동 비용'을 수직 상승시켰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들은 기술이 충분히 성숙해서가 아니라, 단지 노동을 리스크로 받아들였기에 기계를 선택했다. 이는 자본재의 가격 하락이 아닌 노동의 가격 급등이 주도한 '요소 대체(Factor Substitution)' 현상이었다.


함정:
어정쩡한 자동화(So-so Automation)의 확산

이러한 비용 압박 속에서 급하게 도입된 기술들은 태생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MIT의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와 파스칼 레스트레포(Pascual Restrepo) 교수는 이러한 유형의 기술을 '어정쩡한 자동화(So-so Automation)'라고 명명하며, 이것이 경제 성장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어정쩡한 자동화'란 인간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뛰어넘지 못하면서, 단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만 갖춘 기술을 의미한다. 식당의 키오스크, 마트의 셀프 계산대, 단순 조리 로봇, 저가형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가 대표적이다.


이 기술들의 특징은 '부가가치 중립성(Value-added Neutrality)'이다. 곰탕집에 키오스크를 도입한다고 해서 곰탕의 맛이 좋아지거나(품질 향상), 조리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져 하루 판매량이 두 배로 늘어나지(수량 증대) 않는다. 고객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질이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다.


진정한 혁신적 자동화(예: 증기기관, 인터넷, 고도화된 AI)는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여 제품 가격을 낮추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만, 한국형 '어정쩡한 자동화'는 생산 과정에서 노동을 자본으로 교체할 뿐, 최종 산출물(Y)의 크기를 키우지 못한다. 즉, 파이의 크기는 그대로인 채 파이를 만드는 도구만 사람에서 기계로 바뀐 셈이다. 이는 생산성의 향상이 아니라 비용 구조의 재편에 불과하다.


오류:
자동화와 죄수의 딜레마

여기서 미시적 합리성과 거시적 비효율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가 발생한다. 이를 게임 이론의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다.


미시적 관점에서 개별 기업의 최적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서울 구로공단의 A사장 입장에서 인건비는 오르고 구인난은 심각하다. A사장은 용접 로봇을 도입해 직원 3명을 해고하고 비용을 30퍼센트 절감했다. 덕분에 영업이익률은 5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개선되었다. A사장에게 이 결정은 단기적으로 생존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 경제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이것은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국가 전체로 볼 때 A사장뿐만 아니라 B, C, D 사장 모두가 똑같은 선택을 한다면, 수만 개의 기업이 동시에 단기적 측면만을 고려하여 '어정쩡한 자동화'를 단행하게 된다. 그 결과 기술이 창출하는 생산성 향상 효과가 미미하여 제품 가격은 크게 내려가지 않는다. 이어 광범위한 노동 대체로 인해 가계의 소득 기반이 약화되고, 이는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 이는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쳐 기업의 매출은 늘지 않고, 기업은 다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투자를 축소하거나 고용을 더 줄인다.


결국 개별 기업들은 비용 절감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즉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을 달성하고자 자동화를 택했지만, 그 결과 총수요가 위축되어 모두가 가난해지는 '나쁜 균형'에 갇히게 된다. 21세기 한국에서 '자동화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과:
복귀 효과(Reinstatement Effect)의 실종과
제로섬 게임

아세모글루의 모델은 자동화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복귀 효과(Reinstatement Effect)'를 제시한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기존 일자리를 뺏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더 복잡하고 고부가가치인 새로운 과업을 만들어내어 노동자를 다시 고용 현장으로 복귀시키는 효과를 말한다. ATM이 도입되었을 때 은행원들이 현금 인출 업무에서 해방되어 자산 관리 상담이라는 더 높은 가치의 업무로 이동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2026년 한국의 데이터는 이 복귀 효과가 실종되었음을 가리킨다. 기업들은 사람을 줄이는 기술에는 막대한 돈을 썼지만, 사람의 능력을 증강시켜 새로운 일을 하게 만드는 기술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앞서 4절에서 지적할 무형자산 투자의 결핍이 바로 이 지점과 연결된다. 직원을 교육하고 재배치하는 비용을 아까워했기 때문에, 기계에 밀려난 노동자는 더 좋은 일자리로 가지 못하고 플랫폼 노동이나 단순 노무직으로 하향 이동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경제에서 생산성 효과는 대체 효과를 압도하지 못했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자동화를 통해 얻은 경제 전체의 잉여 이익 증가분은 기계 구입 비용과 총수요 감소분에 의해 상쇄되어 '0'에 수렴한다.


우리는 혁신의 사다리를 타고 미래로 올라간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수익성 없는 해고'와 '성장 없는 투자'라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의 닫힌 회로 안에서 맹렬하게 쳇바퀴를 돌리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로봇 밀도 1위라는 숫자가 감추고 있는, 미시적 합리성이 빚어낸 거시적 비극의 실체다.



실증 분석 1:

자원 배분의 왜곡


자본의 양(Volume)이 아닌
흐름(Flow)의 문제

3절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자동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규명했다면, 이제는 그 막대한 자본이 실제로 '누구'에게 흘러갔는지를 추적할 차례다. 앞서 우리는 한국 경제가 투자는 늘어나는데 성장은 멈추는 죽음의 교차 구간에 진입했음을 확인했다. 거시경제학적으로 볼 때, 투입된 자본의 총량(K)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산출(Y)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문제의 원인은 자본의 부족이 아니라 '배분의 효율성'에 있다. 과연 통계에 잡힌 그 수만 대의 산업용 로봇과 최신 자동화 설비는 누구의 공장으로 들어갔는가?


정상적인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슘페터(Schumpeter)적 경제라면, 자본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한계생산성(Marginal Productivity)'이 높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혁신적인 기술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이 더 높은 자본수익률(ROI)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이들이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계를 사고 투자를 주도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다. 시카고 대학의 창타이 시에(Chang-Tai Hsieh)와 피터 클레노(Peter Klenow) 교수는 그들의 연구에서 "국가 전체의 생산성 저하는 개별 기업의 기술력 부족보다, 한정된 자원이 생산성이 낮은 기업에 묶여 있는 '자원 배분의 왜곡(Resource Misallocation)'에서 기인한다"고 설파했다.


만약 이 원리가 한국 제조업에서 지켜졌다면, 로봇 도입 밀도가 높아질수록 비효율적인 기업은 도태되고, 고생산성 기업으로 자원이 재배치(Reallocation)되어 국가 전체의 총요소생산성(TFP)은 비약적으로 상승했어야 한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의 기업 미시 데이터를 기업 규모별, 재무 건전성별로 분해하여 자본의 종착지를 추적한 실증 분석 결과는 이 기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좀비기업의 디지털화:
퇴출되어야 할 기업이 로봇을 사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자본의 흐름은 기형적이다. 지난 10년간 자동화 설비 투자가 재무적 체력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과잉 집행된 곳은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기업이 아니었다. 오히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이자보상배율 < 1)가 3년 이상 지속된, 시장 원리에 따르면 이미 투자를 멈추고 구조조정에 들어갔어야 할 '한계기업(Marginal Firms)'들이 자동화 투자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로 인해 이들은 건전한 성장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부채 주도형 팽창을 계속해왔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와 통계청 데이터를 교차 분석해 보면, 한계기업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차입금과 유형자산이 줄어들지 않는 '자산의 경직성'을 보인다. 재무적으로 파산 직전인 기업들이 어떻게 고가의 로봇 팔과 자동화 라인을 구매할 수 있었을까?


정상적인 금융 시장이라면 상환 능력이 의심되는 이들에게 자본 공급을 중단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 시스템은 미래의 '현금 창출력'이 아닌 현재의 '담보'를 기준으로 작동했다. 좀비 기업들은 비록 현금은 말랐지만, 과거 고도성장기에 확보해 둔 공장 부지와 설비라는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은행은 이 담보 가치를 근거로 '시설 자금'을 대출해 주었다. 즉, 자본이 생산성이 높은 곳이 아니라 담보가 확실한 곳으로 흘러 들어가는 '금융 자원 배분의 왜곡'이 실물 경제의 비효율을 고착화시킨 것이다.


정책의 실패:
스마트 팩토리는 혁신인가, 산소호흡기인가?

이러한 왜곡을 부채질한 결정적 요인은 '정부 정책의 역설(Policy Paradox)'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 정부는 '제조업 르네상스'와 '4차 산업혁명 선도'라는 기치 아래 대대적인 '스마트 팩토리 보급 사업'을 추진했다. 수조 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과 저리의 정책 자금이 시장에 살포되었다.


문제는 자금 집행의 성과 지표(KPI) 설정에 있었다. 관료적 성과 평가는 '기업의 생산성이 질적으로 얼마나 향상되었는가'라는 측정하기 어려운 가치보다,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이 몇 개이고, 고용을 얼마나 유지했는가'라는 양적 목표에 치중했다. 그 결과, 혁신 역량이나 디지털 수용성은 부족하지만 업력이 길고 서류 요건을 갖춘 전통적 중소 제조기업들이 지원의 우선순위가 되었다.


이들 좀비기업에게 자동화는 부가가치를 높여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혁신의 무기'가 아니었다. 급등하는 최저임금과 인력난 속에서, 단지 인건비를 줄여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산소호흡기'였다. 정부가 지원해 주는 싼 이자의 돈으로 키오스크를 들이고 협동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이들은 인력을 감축해 고정비를 줄이고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며 시장에서 퇴출되는 시점을 뒤로 미루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책 평가 보고서는 이 참혹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정부 지원을 받아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중소기업의 설비 자산(K)은 명확히 증가했으나, 이들의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이나 매출액 성장률은 지원받지 못한 기업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경우가 다수 발견되었다. 결론적으로 국민의 혈세가 좀비 기업의 수명 연장 비용으로 전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도입된 수만 대의 로봇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대신 '생산성 없는 투자'와 '고용 없는 생존(Jobless Survival)'만을 도운 셈이다.


보이지 않는 비용:
구축 효과(Crowding-out)와 데스 밸리

자원 배분 왜곡의 폐해는 단순히 좀비 기업이 살아남아 통계 수치를 왜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더 치명적인, 그리고 보이지 않는 비용은 이러한 왜곡이 건전하고 혁신적인 기업의 성장 기회를 박탈하는 '구축 효과(Crowding-out Effect)'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경제 내의 가용 자본과 노동은 유한하다. 퇴출되어야 할 좀비 기업이 로봇과 보조금, 금융 자원, 그리고 숙련 노동자를 붙들고 버팀으로써, 새롭게 진입해야 할 고생산성 신생 기업(Startups)들이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진입과 퇴출의 동학(Entry and Exit Dynamics) 실종'이라 부른다.


금융기관들 역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당장의 재무제표가 적자인, 그리고 담보로 잡힐 공장이 없는 딥테크(Deep-tech) 스타트업보다는, 정부 보증서와 담보가 있는 좀비 기업에게 '시설 자금'을 대출해 주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이로 인해 진짜 혁신 기업들은 자금 조달의 절벽, 이른바 '데스 밸리(Death Valley)'에서 말라죽어갔다. 로봇은 좀비의 공장에서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하며 감가상각되어 갔고, 진짜 로봇을 활용해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와 알고리즘을 가진 기업들은 로봇을 살 돈이 없었다.


결국 한국이 자랑하는 '로봇 밀도 세계 1위'라는 통계적 위업은, 혁신의 증거가 아니라 구조조정 지연의 비용 청구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흘러야 할 자본의 혈맥이 동맥경화에 걸린 상태에서, 아무리 많은 혈액(자본)을 수혈한들 경제라는 신체는 건강해질 수 없다. 이것이 바로 기계의 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경제 전체의 효율은 0%대 성장에 머무르는, 자원 배분 왜곡이 초래한 한국형 생산성 역설의 실증적 진실이다.



실증 분석 2:

껍데기 자동화와 무형자산의 결핍


21세기 생산함수의 재정의:
뇌 없는 근육의 한계

자본이 좀비 기업으로 잘못 흘러간 것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는, 투입된 자본의 질적 구성이 불균형하다는 점이다. 3절에서 언급한 '어정쩡한 자동화'가 기술의 성능 한계를 지적한 것이라면, 이번 절에서 다룰 '껍데기 자동화(Shell Automation)'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불균형이라는 자본 구성의 문제를 지적한다.


현대 경제학의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에 따르면, 21세기의 생산함수에서 부가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더 이상 공장이나 기계와 같은 물리적 자본이 아니다. 그 기계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해석하는 알고리즘, 그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인적 자본 등의 '무형자산'이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 부상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조나단 해스켈(Jonathan Haskel)과 스티안 웨스트레이크(Stian Westlake)는 <자본 없는 자본주의(Capitalism Without Capital)>에서 "현대 경제의 승패는 유형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을 누가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축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파했다. 무형자산은 물리적 한계가 없고, 서로 결합할수록 가치가 증폭되는 시너지 효과를 가지며, 한번 구축하면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제적 해자(Moat)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자본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정반대로 역주행하고 있다.


20% 대 60%의 격차:
데이터로 본 불균형

본 연구가 블룸버그(Bloomberg)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재무 데이터를 활용해 한미 주요 기업의 '무형자산 집약도(Intangible Capital Intensity)'—전체 자본 투자(Total Capex + R&D) 중 무형자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를 비교 분석한 결과, 양국 간의 격차는 절망적인 수준이다.


구글(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미국의 '매그니피센트 7(Mag 7)' 기업들은 전체 투자의 60% 이상을 소프트웨어 개발,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구축, 지적재산권(IP) 확보, 그리고 직원 교육 훈련에 쏟아붓는다. 이들은 서버(유형자산)를 하나 늘릴 때마다, 이를 최적화할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모델(무형자산)에 더 많은 돈을 쓴다. 즉, 물리적인 '근육'보다 이를 제어하는 '뇌'를 키우는 데 자본을 집중해왔다.


반면, 한국을 대표하는 코스피 200(KOSPI 200) 기업들의 무형자산 집약도는 지난 10년째 20% 박스권에 갇혀 있다. 설비투자(CAPEX) 금액은 매년 조 단위로 늘어나지만, 무형자산 투자는 그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도입한 그 수많은 로봇과 AI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아니라 단순히 입력된 명령만 반복 수행하는 '값비싼 쇳덩어리'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소프트웨어 없는 하드웨어, 데이터 전략 없는 데이터센터. 이것이 한국형 자동화의 현주소다.


하드웨어 편향성과 회계의 착시

왜 한국 기업들은 무형자산 투자를 기피하는가? 단순히 회계기준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국제회계기준인 IFRS를 기본 토대로 삼기에 근본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 진짜 문제는 동일한 회계 장부를 바라보는 '시장의 가치평가(Valuation) 문법'과 그에 반응하는 '경영진의 인센티브 구조'의 괴리에 있다.


미국의 자본시장은 아마존(Amazon)이나 테슬라(Tesla)의 사례에서 보듯, 당장의 영업이익이 적자더라도 R&D와 인재 확보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기업에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한다. 그들에게 소프트웨어 개발비와 직원 교육비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의 현금 흐름을 창출할 '투자'로 해석된다. 따라서 미국 경영진은 단기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무형자산을 축적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반면, 한국의 자본시장과 기업 지배구조는 여전히 '제조업적 영업이익 지상주의'에 갇혀 있다. 한국 증시에서 주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당기순이익과 PER(주가수익비율)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문 경영인(CEO)에게 인재 교육이나 조직 문화 개편과 같은 무형자산 투자는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다.


현행 회계 원칙상 로봇이나 기계를 구입하는 비용(CAPEX)은 자산으로 잡혀, 감가상각을 통해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비용이 분산 인식된다. 즉, 당장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타격이 적다. 반면, 똑똑한 엔지니어를 영입하거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비용(OPEX)은 발생 전액이 매출원가 등의 비용으로 처리되어 그해의 영업이익을 즉각적으로 깎아먹는다.


임기가 2~3년에 불과한 한국의 전문 경영인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100억 원을 들여 로봇을 사면 자산이 늘어나고 이익은 보전되지만, 100억 원을 들여 인재를 교육하면 당장 올해 이익이 100억 원 줄어든다. 이익 감소는 곧 주가 하락과 문책성 경질로 이어진다. 이 '회계적 착시(Accounting Illusion)'와 '단기 성과주의'의 결합은 경영진으로 하여금 가장 합리적이지만 비겁한 선택을 강요한다.


결국 그들은 주주와 시장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익표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혁신하는 척'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을 택한다. 그것은 바로 눈에 보이고 자산으로 잡히는 '하드웨어'만 사들이고, 눈에 보이지 않고 비용으로 처리되는 '소프트웨어와 사람' 투자는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재무제표에는 최신 로봇이 가득하지만, 정작 그 로봇을 움직일 두뇌는 비어 있는 '하드웨어 편향성(Hardware Bias)'의 구조적 원인이다.


껍데기 자동화(Shell Automation)의 비극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껍데기 자동화(Shell Automation)'라 명명한다. 겉모습은 4차 산업혁명의 최첨단을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는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무형자산이 결합되지 않은 유형자산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오직 감가상각비라는 고정비용만을 발생시킨다. 소프트웨어가 없는 하드웨어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는커녕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실제로 한국 통계청의 광업제조업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한국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이 하락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대비 감가상각비 부담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산 기계들이 돈을 벌어오는 속도보다, 기계값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한국형 생산성 역설의 핵심은 '기계의 도입' 그 자체가 아니라, 기계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지식 자본의 결핍'에 있다. 뇌 없는 근육만 비대해진 경제는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21세기의 시장 환경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투입된 자본이 성장의 숫자로 치환되지 않고 허공으로 사라지는 회계적, 구조적 원인이다.


돈을 써도 돈을 못 버는 구조

(ROIC의 추락)


투하자본이익률(ROIC)의 경고:
효율성의 중력 법칙

앞선 절들에서 논의한 거시경제적 비효율과 자원 배분의 왜곡은 추상적인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개별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선명하고도 고통스러운 상처를 남기고 있다.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수많은 지표 중에서도, 투입된 자본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현금을 창출했는가를 보여주는 '투하자본이익률(ROIC, Return on Invested Capital)'은 가장 냉정하고 정직한 성적표다.


건전한 성장 경로에 있는 기업이라면, 자본을 투입할수록 영업이익이 더 빠르게 증가하여 ROIC가 유지되거나 상승해야 한다. 이것이 '규모의 경제'와 '레버리지 효과'다. 그러나 2026년 현재,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섹터에서 관측되는 데이터는 정반대의 현상을 가리킨다. 분모인 투하자본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데, 분자인 이익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거나 정체되는 현상. 즉, '돈을 써도 돈을 못 버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의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코스피 제조업의 가중평균 ROIC는 2010년대 초반 10%대를 상회했으나, 2024년 기준 5~6%대 수준으로 레벨 다운(Level-down)되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자본비용(WACC)을 간신히 상회하거나, 심지어 밑도는 수준의 수익성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 자본을 투입할수록 기업 가치가 파괴되는 '가치 파괴적 성장(Value-destroying Growth)'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경고다.


붉은 여왕의 달리기: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딜레마

이 문제는 비단 경쟁력이 없는 중소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자본주의의 정점에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조차 이 거대한 중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의 미세 공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설비 투자 비용(Capex)이 천문학적으로 급증했다.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한 대에 수천억 원이 들어가고, 파운드리 라인 하나를 짓는 데 수십조 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투자가 과거처럼 압도적인 초과 이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기술의 범용화(Commoditization)와 경쟁 심화로 인해 칩의 가격 결정권은 약화되었고, 감가상각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 결과, 일시적인 '슈퍼 사이클(Super Cycle)'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ROIC 추세선은 지난 10년간 구조적인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로봇 기업(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건설,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과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인해, 투입된 자본이 이익으로 회수되는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달리기'가 바로 이 상황을 설명하는 가장 적확한 메타포다.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말한다. "여기서는 제자리에 있으려면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한국의 선도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은 제자리이거나 뒷걸음질 친다. 이것이 수확 체증을 누리는 빅테크(섬)와 달리, 수확 체감의 늪에 빠진 제조업(바다)이 겪는 숙명적인 딜레마이자 고통이다.


조용한 해고와 제로섬 게임

기업이 기술과 자본 투입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데 실패했을 때, 경영진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내부와 외부로의 '비용 전가(Cost Shifting)'다.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ROIC를 방어하려면 분모(투자)를 줄이거나 분자(이익)를 늘려야 하는데, 투자는 생존을 위해 줄일 수 없다. 결국 남은 방법은 비용 절감뿐이다. 여기서 자동화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노동 비용을 쥐어짜는 도구로 변질된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결사반대하고, 주요 대기업들이 조용히 희망퇴직을 받는 현상은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다. 이는 기업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을 때 본능적으로 선택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의 회귀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는 조직화된 노조라는 보호막이 없는 계층에게 전가된다. 기업은 기존 정규직을 해고하는 대신, '신규 채용을 0으로 만드는' 방식을 택한다. 이를 '조용한 해고(Silent Layoff)'라 부른다. 자동화의 비용은 일자리를 얻지 못한 20대 청년 세대가 치르고, 그 과실은 기계의 감가상각비로 사라진다.


또한, 대기업은 하청 업체에 대한 납품 단가 인하 압력(CR)을 강화하여 자신의 ROIC 하락분을 상쇄하려 한다. 이는 '섬'의 위기가 '바다'로 전이되는 경로다. 결국 돈을 써도 돈을 못 버는 구조적 비효율은 기업 내부의 노사 갈등을 넘어, 세대 간 갈등과 원·하청 간의 갈등이라는 사회적 비용으로 비화된다.


가치평가의 디스카운트

금융 시장은 이러한 ROIC의 추락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은, 지배구조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자본 효율성의 저하'에 있다.


투자자들은 100원을 투자해 20원을 버는 미국 빅테크에는 높은 멀티플(PER)을 부여하지만, 100원을 투자해 5원밖에 못 버는, 그마저도 매년 막대한 설비 재투자가 필요한 한국 제조업체에는 낮은 멀티플을 부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한국 기업들이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써야 하는(High Capital Intensity)" 비효율적인 구조에 지쳤기 때문이다.


이 심층 분석의 결론은 명확하다. 단순히 로봇을 더 사고 공장을 더 짓는 방식으로는 ROIC의 추락을 막을 수 없다. 물리적 자본의 투입이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부딪힌 지금, 우리는 자본의 질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낡은 지도를 버리고 새로운 대륙으로


표류하는 배:
화려한 깃발과 뚫린 바닥

1부 1장의 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자동화 공화국'이라는 화려한 간판 뒤에 숨겨진 한국 경제의 서늘한 민낯을 확인했다. 모든 데이터와 실증 분석을 종합할 때, 2026년의 한국 경제는 현재 '수확 체감의 바다(Sea of Diminishing Returns)' 한가운데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갑판 위에는 '세계 1위의 로봇 밀도'와 '세계 2위의 AI 구독률'이라는 화려한 깃발이 펄럭이고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가장 앞서 헤쳐 나가는 선도선처럼 보인다. 그러나 배의 흘수선 아래를 들여다보면 실체는 참혹하다. 배의 바닥에는 '자원 배분의 왜곡', '무형자산의 결핍', 그리고 'ROIC의 추락'이라는 세 개의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들을 통해 차가운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며 경제의 엔진인 총요소생산성(TFP)을 식히고 있다. 침몰하지 않고 떠 있는 것이 기적일 만큼, 우리는 구조적인 부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지도의 수정:
자본(K)의 정의가 달라졌다

이제 우리는 고통스럽지만 명백한 진실을 인정해야 한다. 19세기의 방식, 즉 물리적 자본의 투입량을 늘리고, 정부 보조금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좀비 기업을 연명시키는 방식으로는 21세기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돈을 써서 기계를 사면 성장이 온다"는 믿음으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으나, 돌아온 것은 '0%대의 효율성 성장'과 '부채의 급증'뿐이었다.


이는 20세기 경제 성장의 바이블이었던 '로버트 솔로우(Robert Solow)의 지도'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도에 적힌 기호의 의미를 다시 해석해야 함을 뜻한다. "자본을 축적하면 성장한다"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자본이 더 이상 공장이나 설비와 같은 물리적 실체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낡은 물리적 자본의 정의를 들고 AI와 데이터가 지배하는 신대륙을 탐험하려 했기에, 우리는 길을 잃고 수확 체감의 늪에 빠진 것이다. 하드웨어는 눈에 보이고 측정하기 쉬워 안심을 주지만, 소프트웨어와 인적 자본이 결여된 하드웨어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배웠다.


자본의 재정의:
사람과 데이터는 비용이 아니다

'어정쩡한 자동화(So-so Automation)'의 함정에서 탈출하여 '수확 체증의 섬(Island of Increasing Returns)'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경제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프레임, 즉 자본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한다.


2026년의 생산함수에서 진정한 자본은 감가상각되는 쇳덩어리가 아니다. 기계를 돌리는 소프트웨어 코드,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설계하고 운용하며 혁신을 만들어내는 '사람(H)'이야말로 가치를 창출하는 진짜 자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재무제표상에서 인건비를 '줄여야 할 비용'으로만 취급해 왔다. 그러나 폴 로머(Paul Romer)의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의 관점에서 본다면, 교육받고 숙련된 인재는 쓰면 없어지는 비용이 아니라, 쓸수록 가치가 커지고 아이디어를 결합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는 '증식하는 자본(Appreciating Capital)'이다.


따라서 해결책의 방향은 명확하다. 정부의 산업 정책은 좀비 기업의 연명이 아니라, 혁신 기업의 무형자산 축적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기업의 회계 장부는 로봇 구입비뿐만 아니라, 직원의 교육 훈련비와 R&D 비용, 그리고 데이터 자산을 '비용'이 아닌 '투자 자산(CAPEX)'으로 인식하고 측정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사람과 기술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대우할 때, 비로소 투자는 '방어'를 넘어 다시 '성장'을 향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며:
균열의 현장으로

해당 장은 우리에게 닥친 위기의 실체, 즉 '생산성 역설'의 거시적 단면을 규명했다. 우리는 수확 체감의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고 있으며, 그 원인은 자원의 잘못된 배분과 무형자산의 결핍에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비극의 전부는 아니다. 더 잔혹한 진실은, 이 표류하는 배 위에서 승객들의 운명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혁신 없이 단지 비용 절감만을 위해 도입된 기술들은,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우지 못한 채 파이의 분배 규칙만을 냉혹하게 바꿔놓았다. 누군가는 알고리즘의 주인이 되어 부를 독점하지만, 누군가는 알고리즘의 부품이 되어 소득 절벽으로 내몰린다.


이어지는 제2장 <K자형 균열: 비용 회피가 만든 양극화>에서는 이 '어정쩡한 자동화'가 어떻게 노동 시장을 날카롭게 쪼개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 경제를 소수의 '기술 독점 기업(섬)'과 다수의 '하청 기업(바다)'이라는 이질적인 두 세계로 영구히 분리시키고 있는지 그 분열의 메커니즘을 추적할 것이다. 거시와 미시의 공모를 파헤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이 균열의 현장에서 들려오는 파열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낡은 지도를 접고, 갈라진 대륙의 틈새를 향한 진짜 항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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