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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피 Oct 25. 2023

밀양 대회를 다녀오고

수군거리는 사람들



밀양 배드민턴 체육관 아침 7시 30분 조명이 켜진 직후




우리 구장에는 오래된 6부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때마다 똘똘 뭉쳐 자기들만의 커넥션을 유지한다. 그들끼리 톡방에서 대회 참가유무를 묻고 답한다. 대회에 참가할 때는 그들끼리 팀을 만들어 관장님에게 통보한다. 그들끼리의 영역에 누구도 감히 침범할 수는 없다.




탁구대회 단체전은 1부(1부~4부), 2부(4~6부), 3부(7~8부) 이렇게 세 갈래로 구분된다. 

지금 말하는 6부들은 2부 단체전에 출전한다. 탁구장에는 보통 3부 단체전(7~8부) 탁구인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2부 단체전(4~6부) 탁구인부터는 줄어들고 1부 단체전(선수부~4부) 탁구인은 손에 꼽을 정도이거나 없는 구장도 부지기수다. 이른바 피라미드 식이다. 


3부(7~8부) 단체전 팀은 우리 구장에서 2~3팀이 출전할 때가 많은데 반면 2부 단체전 팀은 선수가 없어서 대개 1팀만 출전한다. 단체팀은 4명 혹은 5명이다. (실제 게임하는 인원은 4명이고 1명은 후보다) 어쨌거나 이 5명 안에 들지 못하면 단체전에 아예 출전할 수도 없다. 그럼 이 5명을 가리는 척도는 무엇일까? 실력이 척도가 되어야 함이 일반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은 기존에 계속 함께 나가던 지인끼리의 관계가 척도다. 


결론적으로, 나는 6부로 갓 올라온 신예이기에 기존의 6부, 5명 그룹에 들어가지 못한다. 기존 5명은 쭉 그 부수에 존재해 왔다. 이 5명은 오래전부터 함께 2부 단체전에 출전했다. 그들의 결연한 관계를 알기에 외부에서 선수를 바꿔 나가자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이것은 관장님도 마찬가지다. 


실력으로 따질 때 나는 큰 메리트가 없는 선수다. 

기존 팀원과 비교한다면 5명 중 꼴찌 부근일 것이다.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제 겨우 올라와 헤매는 신입을 굳이 스카우트할 이유도 없다. 괜스레 새로운 이를 등용했다가 기존 5명 중 1명이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멤버 교체? 불안감? 등이 어쩌면 더 큰 뭉침으로 나아간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구장에서 기존 5명을 제외한 이들, 즉 나처럼 소외된 선수를 박박 긁어모아 2부 단체전에 참가해야 했다. 내가 만일 실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기존 5명 멤버들이 누구 하나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멤버교체를 할 이유가 희박하다. 그리고 오랜 세월 함께해 온 전통도 무시할 수 없다.


최종적으로 나는 기존 5명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나뿐만이 아니다. 같이 6부로 승급한 규옥이도 마찬가지다. 살펴보니 우리 구장에는 주력 5명에 속하지 못하는 5, 6부가 더러 있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들러리의 역할만 하고 있었다. 기존 5명 중 하나가 때마침 다른 일정이 있어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때만 간혹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들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 그들을 보며 하위부수에서 단체전에 올인했던 그간 생각의 틀이 많이 흔들리게 되었다. 


단체전은 이제 힘든 건가? 그렇담 어쩔 수 없이 개인전에 집중한다? 개인전에 몰두해 보리라 생각도 하지만 개인전은 단체전에 비해 아무래도 재미가 떨어진다. 혹자는 개인전이 단체전보다 더 힘들거니와 위상이 높다고 말하지만 생체에서 단체전에 한번 맛 들인 이들에게는 개인전은 그저 몸풀기용일 뿐이다. 


요즘도 3부 단체전(7~8부)에서 꼬박꼬박 입상하는 팀 선수들은, 개인전에서 입상 직전까지만 뛰고 입상 문턱에서는 양보하거나 기권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오후에 단체전이 시작되면 비로소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개인전과 반대로 단체전은 전력을 다하게 된다. 개인전은 말 그대로 개인전이기에 가까운 동료 외에는 응원하는 이가 별로 없다. 반면 단체전은 4대 4의 대결이다. 구장대 구장의 혈전을 벌인다. 실제로는 나 혼자 게임하는데 양쪽 구장 모든 이들이 지켜보면서 응원한다. 내가 이기면 우리 구장이 이기는 거다. 우리 구장이 이기면 우리 지역 도시가 이기는 거다. 그래서 실점 하나에도 탄식이 나오고 득점 하나에 환호가 터진다. 좋아~ 잘했어~ 멋지다~ 파이팅~ 평소 살면서 잘 듣지 못하는 말들을 다 듣게 된다. 힘내~ 할 수 있어~ 최고다~ 괜찮아~ 보여줘~ 대단해~ 살면서 이런 말을 몇 번이나 들을까? 가정과 직장 속 매너리즘에 지친 사람들. 간신히 부여잡고 사는 일상속에서, 직접적으로 응원받는 장면, 정겨운 말들을 한순간에 집중하여 듣게 된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다. 매번 타인의 뒤에 서서 박수만 치던 내가 드디어 주인공이 되었다. 단체전에서 승리하고 또 다른 단체팀을 만난다. 우리는 진주팀이다. 1회전에서 합천팀을 만났고 2회전에서는 창원팀을 만났다. 3회전에서는 통영팀을 만났고 4회전에서는 거제팀을 만났다. 경남 안에서 시군을 대표해 대결하는 것이다. 우리가 진주팀이라고 해서 꼭 진주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진주시에 속한 탁구장의 한 팀일 뿐이다. 그러나 토너먼트 상 다른 진주팀이 다 떨어지고 우리만 살아남았다. 그래서 우리가 진주를 대표하는냥 진주팀인 것이다. 그리고 늘 3회전에서 만나는 통영팀은 통영을 대표하는 팀으로 거듭나 진정 통영팀이라 명명된다. 저번에는 졌지만 이번은 쉽지 않을 거다, 라며 통영팀과 웃으며 악수한다. 늘 만나는 강팀. 그런 통영팀을 꺾으니 거제팀이 기다린다. 우승후보인 거제팀은 거제에서 탁구를 제일 잘 치는 사람들로 이루어졌다. 그들은 결코 승급하지 않는다. 승급하지 않고 하위부수로 단체전에서 영원히 강팀으로 남는다. 그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아이고 또 진주팀을 만났네? 진주팀만 피하기를 바랐건만 큰일 났네~ 아닙니다, 거제 팀을 우리가 어찌 이겨요? 서로 넉살을 주고받으며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5회전에서 양산팀을 만난다. 최강 중의 최강을 가리는 순간. 대회장의 사람들이 다 떠나고 이제 양쪽 구단 사람들만 남았다. 아침부터 달려온 대회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 번만 이기면 우승이다. 첫 세트를 내줬다. 쉽지 않다. 응원에 북돋아 어떻게든 세트를 만회한다. 그리고 세트스코어 2대 2에서 5세트 10대 9. 한 점만 더 내면 승리. 그러나 결국 한 점을 내주고 듀스. 다시 한 점을 내 11대 10. 제발 제발 제발 한 점만. 그리고 회심의 일격. 와아~ 함성과 함께 주위 배경이 하얗게 물든다. 아득하다.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사람들이 내게로 함성을 지르며 달려온다. 부둥켜안는다. 우리가 이렇게 친했던가? 얼싸안는다. 소리 지른다. 우와아~~ 이겼구나. 승리했구나. 우리 팀이 해냈구나. 살면서 이렇듯 짜릿한 맛을 볼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는가. 이게 단체전의 맛이구나. 단체전의 세계구나, 라고 느낀다. 


그러한데 개인전에 목맬 이유가 있을까? 아니다, 아냐, 그래 있구나, 목맬 이유는 단 하나. 개인 기량을 연마해야 해. 경험치를 쌓아서 언제라도 2부 단체전에 나설 때 저렇듯 팀에 해를 끼치면 안 돼. 그러니 나는 당장 단체전에 못 나간다고 해서 속상해할 때가 아니다. 


기존의 5명 무리를 이해한다. 진심으로 존중한다. 그들은 몇 차례나 입상하며 팀스피릿을 닦아왔다. 그러할진대 팀워크를 깨는 외부요소에 어찌 뭉치지 않을 수 있으려나. 나 역시 3부 단체전에서 그러한 것을 느끼고 올라왔으니... 


개인전이라도 꾸준히 나가 실력을 닦아야 한다. 

아무리 드라이브가 좋고 쇼트가 뛰어나다 해도 실전에서 통해야 한다. 통하게 하려면 실전 경험을 해야 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어떻게 해야 통하는지 알아야 해. 3부 단체전과는 또 다른 세계. 2부 단체전에 나오는 선수는 평균 구력 5년 이상, 10년, 20년 넘은 이들도 수두룩하다. 탁구인들의 기량은 거의 대다수가 2부 단체전에서 끝난다고 했다. 지역 4부, 그 위는 자신의 한계를 통과하거나 또 다른 눈을 떠야 갈 수 있다고 했다. 2부 단체전에 출전하는 이들은 최소 두 번 이상의 승급을 했다. 두 번 이상의 승급을 위해 두 번 이상의 입상을 했다. 탁구대회에 처음 참가하여 수많은 이를 꺾고 올라간다는 것. 입상했다는 자체가 컨디션이 좋으면 언제라도 올라갈 수 있다는 반증. 이른바 공짜가 없다. 쉬어가는 차례가 없다.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 상대는 무엇 하나라도 실전에 통하는 무기를 가졌다. 그 무기를 간파하여 피하고 내 무기로 찔러야 한다. 안 찔러지면 찌를 곳을 찾아야 한다. 찌르지 못하면 내가 죽는 곳. 






저녁에 아내와 외식하며 소주 몇 잔을 곁들였다. 

취기와 피곤에 저녁 일찍 잠들었다. 눈 뜨니 새벽 1시 30분. 소변을 보고 다시 누웠다. 다시 잠들어야 하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잠깐 일어났다가 다시 잘까? 나는 거실에 나가 티브이를 켰다. 유튜브로 탁구 경기 몇 개를 보았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3시. 다시 안방에 들어가 살금살금 침대에 누웠다. 내일을 위해 잠들어야 한다. 말똥말똥 잠이 오지 않았다. 또 거실로 나갔다. 커피 한잔을 타 한 모금씩 마셨다. 고개를 드니 5시. 그냥 출발하기로 했다. 조용히 화장실에 들어가 씻고 아내와 아이가 깰세라 주섬주섬 가방을 메고 나섰다. 밀양은 멀었다. 무려 1시간 30분을 달려 아침 7시에 도착했다. 


밀양 배드민턴 체육관에 들어가니 아직 조명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많았다. 체육관 아래로 내려가니 어둠 속에서 벌써부터 탁구 치는 이들이 있었다. 일찍 와서 몸 푸는 선수들이다. 물끄러미 그들을 보는데 머리가 띵~했다. 이런 컨디션으로 게임을 잘할 수 있을까. 밀양 대회를 앞두고 나는 루틴을 깨버렸다. 예선에서 같은 조에 묶인 선수들의 지난 성적을 조회해 버린 것이다.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다. 지금껏 나는 대회 예선의 같은 조 선수를 미리 알아보지 않았다. 애써 모른 척했다. 그 선수의 성과를 보면 주눅이 들고 게임 중 금세 포기해 버리는 멘털 때문이다. 밀양 대회의 같은 조 선수 둘은 강자였다. 한 명은 김해선수로 늘 8강까지 가는 실력자고 또 한 명은 양산선수로 늘 16강까지 가는 실력자다. 최근 대회에서도 그들은 줄곧 조 1위로 통과했다. 조 1위에 능숙한 자들은 예선을 쉽게 통과한다. 쉽게 통과하는 이들과 내가 한조에 묶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성적을 알고 있다. 거기에 잠도 못 잤다. 이른 아침 먼 거리를 달려왔다. 얼씨구 몸도 풀지 못했네?


가위바위보를 통해 같이 가위를 낸 김해선수와 내가 먼저 붙게 되었다. 

김해 선수는 큰 키에 표정이 여유 있어 보였다. 지난 성적을 보니 4부에서 6부로 두부수 하향한 이력이 있었다. 4부에서 내려온 사람과 7부에서 이제 갓 올라온 내가 붙었다. 1, 2세트 모두 내줬다. 이대로 패하게 되면 예선탈락이다. 무조건 한 세트라도 따야 한다. 나는 한 점 한 점 부지런히 따라갔다. 그리고 내리 2세트를 따 세트스코어 2대 2를 만들었다. 이어진 5세트 4대 4에서 갑자기 공이 깨졌다. 공을 바꿔온다는 심판은 소변도 마렵다면서 한참뒤에야 돌아왔다. 흐름이 끊긴 탓에 따라잡던 뒷심이 멈췄다. 금세 8대 4로 벌어졌고 나는 11대 7로 패했다. 졌지만 2세트라도 땄기에 괜찮았다. 나는 땀을 닦으며 심판석에 앉았다. 


김해선수와 양산선수가 붙었다. 예상대로 김해선수가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승리했다. 이제 나만 양산선수를 이기면 되는 것이다. 나는 심판을 보면서 양산선수의 서브 패턴을 유심히 보았다. 펜홀더인 양산 선수는 포핸드 커트를 넣는 동작으로 반회전 반커트와 반회전 전진회전을 번갈아 넣었다. 커트서브는 커트로 받으면 되는데 문제는 반회전+반커트와 반회전+전진회전 서브였다. 반회전에 전진회전 서브는 덮거나 누르지 않으면 무조건 하늘로 떠 찬스볼이 되었다. 그러나 양산 선수의 서브모션에서 반커트인지 반회전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1,2세트를 내줬다. 3세트가 되었어도 나는 언제든 역전하리라 생각했다. 반회전+전진회전 서브는 따닥 박자에 덮어서 받아야 하거늘 내가 왜 그랬을까? 안전하게 받는다고 공이 내려올 때 받다가 전부 띄워주고 말았다. 3세트에서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졌다. 3대 0으로 패. 예선탈락! 허탈하게 인사하고 관중석으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아 땀을 닦으면서도 나는 멍하니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몰랐다. 내가 예탈을 했다고? 이 먼 곳까지 와서 예탈? 문제는 나의 예탈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있을 구장 사람들이었다. 예탈이라니? 어떻게 예탈을 할 수가 있니? 잔인한 아침이었다. 


예선이 끝난 시간 오전 8시 50분. 

단체전이 시작된 시간 오후 5시. 그렇게 긴 텀 속에서 나는 예탈의 바다에서 내내 허우적거렸다. 예탈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시작된 단체전. 상대는 5부 왼손 펜홀더에 뒷면은 롱핌플이었다. 거기에 복식 멤버였다. 잘못 걸렸구나 했는데 웬걸 리시브에서 루프드라이브가 통했고 스매싱도 잘 들어갔다. 1, 2세트를 이겼다. 3세트에서도 앞서고 있었다. 드디어 첫 승을 하는 건가? 밀양도 좋은 곳이구나 하는데, 옆에서 게임 스톱이란 외침이 들렸다. 나 빼고 다른 팀원들이 모두 패한 것이다. 내가 이겨봐야 의미가 없기에 게임이 멈춘 것이다. 우리 단체전 선수들은 힘없이 웃었다. 

제각기 도망치듯 밀양을 벗어났다. 






구장에 복귀했다. 


열심히 탁구치고 감각을 다졌다. 컨디션이 좋아서 연신 강자들을 꺾었다. 누군가가 말했다. 

"이렇게나 잘하는데 밀양에서는 왜?????"

"응, 닥쳐 ㅠㅠ" 


나는 본디 구장에서보다 대회장에서의 성적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구장용이 되어버렸다. 구장용이란, 탁구장에서는 날고 기면서 막상 넓은 대회장에 가면 긴장해서 자신이 가진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이를 비하하는 말이다. 즉 누구는 대회용, 누구는 구장용으로 구분된다. 단체전에서는 같은 팀원의 실력에 다 같이 성적이 좌우받기에 나온 말이 아닌가 싶다. 탁구장 안에서 어쩌면 구장용이란 말보다 더 슬픈 말은 없을지도 모른다. 구장에서 매일같이 시간과 체력을 쏟아부어 열심히 하는데도, 탁구 친 구력이 몇 년이나 되는데도 대회장에서의 성적은 죽을 쑨다. 이를테면 10년 된 이가 계속 예탈 하는데 반해 겨우 1년 된 이가 16강, 8강의 성적을 내면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뒤에서 수군거린다. 구장에서는 10년 된 이가 늘 1년 된 이를 꺾는데, 실전에서는 1년 된 이의 성적이 더 좋다? 이것은 10년 된 이가 새가슴이던지, 긴장하면 스윙이 올라가지 않는 스타일일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긴장하여 움츠러들면 본디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움츠러들었다. 


지금껏 즐기면서 했는데 어느새 움츠러든 것이다. 왜 움츠러들었나? 질까 봐 그랬다. 지면 안되나? 뒤에서 수군거리는 이들이 무섭기 때문에 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왜 무섭나? 치부를 들킬까 싶어서 무섭다. 치부가 뭔가? 이제 갓 올라온 주제에 설쳐봐야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가 치부다. 설치는 게 뭔가? 계속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출전해서 성과를 내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 계속 출전하는 건 좋은 거다. 성적이 좋으면 자신감을 얻을 테고 좋지 않아도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게 많다. 또한 경험치를 쌓는다. 경험은 내 구력의 자산으로 쌓인다. 자, 그러면 내가 움츠러들 이유가 있나? 성적이 어떻든 나는 많은 것을 얻는다. 어떤 형태로든 내 실력에 도움이 된다. 나는 올라가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기존 5명의 팀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마음. 아니면 뒤따라 올라온 이들과 다시 한번 팀이 되길 기원하는 마음.



마음 편하게 가자. 

다음 도전은 11월 18일 함안군수배 오픈 대회. 배우러 간다. 신나게 스윙하자. 


다시 대회용이 되는 그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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