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거주시설 혁신방안을 위한 토론회
2025.6.30. 오전9시30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주최 : 국민의힘 김재섭 국회의원,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후원 : 서울특별시, 밀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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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 전문화·다양화 필요… 인력 배치 기준 현실화”
열악한 정부 지원 탓에 장애인거주시설에 머무는 장애인과 종사자들이 고통을 받는 가운데, 맞춤형 지원을 위해 시설 다양화∙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는 30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장애인거주시설의 혁신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중증장애인 부모들과 거주시설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현아 이용자부모회 회장은 “장애인 거주시설의 거주인 중 98.3%가 중증장애인이다. 24시간 밀착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면서 “그러나 거주시설은 20년째 부족한 인력지원체계에 놓였다. 거주시설 장애인이 시설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나가서도 보편적이고 자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조기 노령화를 겪는 장애인, 중증 자폐성 장애인 등 연령과 장애 특징에 따른 맞춤형 시설이 요구된다”며 “이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선 돌봄 및 요양을 통합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 ‘장애인 거주시설 선진화 및 다양화를 위한 법률’ 제정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건강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해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붕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건강관리 체계는 불모지에 가깝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국에 발달장애인 거점병원도 11곳뿐이다. 거점병원 및 행동발달증진센터 지정을 확대하고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에 관해서는 “평일만 지원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당 서비스는 공격적 행동이 심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주간 개별 1 대 1 돌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변경희 한신대 재활상담학과 교수는 “최대 5년 동안 통합돌봄서비스가 이용 가능해 유효기간이 끝난 뒤에는 대책이 없다. 주말에는 가정으로 돌아가는 만큼 가족의 돌봄 부담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성재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이날 “거주시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강제적인 자립 지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당사자의 결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장애인거주시설 내 생활지도원 인력 배치 기준(4.7명당 2명) 역시 현실에 맞는 건지 검토하고 있다. 시설 개선을 위해 전문화∙다양화의 관점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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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이하 국민권익위)는 정부의 장애인 정책의 핵심 방향 중 하나인 일률적인 탈시설 추진이 자칫 현실을 외면한 채 인권을 오히려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발달장애인 맞춤형 돌봄 지원체계 구축’을 핵심으로 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들이 공통으로 품고 있는 가장 큰 두려움은 자신이 사망한 이후에도 자녀가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6만 명의 발달장애인이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은 평생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것은 국가가 아닌 대부분 고령의 부모들이며, 특히 어머니가 돌봄의 중심을 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발달장애인들의 상태는 매우 다양하다. 간단한 의사소통과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이도 있지만, 화장실 사용조차 어려운 중증 장애인도 존재한다. 그런데도 모두에게 같은 자립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획일적 인권’일 수 있다.
□ 이에 국민권익위는 진정한 인권은 모두를 똑같이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며, 발달장애인 역시 시설에 남을 권리, 지역에서 살아갈 권리, 그리고 그 삶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기본으로 다음과 같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였다.
□ 먼저, 중증 발달장애인의 경우 의사소통이 어렵고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말을 대신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짓, 표정, 때로는 울음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는 지원의사결정제도(Supported Decision Making)의 도입을 권고했다.
이 제도는 전문교육을 받은 지원의사결정(SDM) 전문가가 중증 발달장애인의 곁에서 필요할 때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구조다. 단순히 보호자가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평소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반복적 확인을 통해 중증 발달장애인의 의사를 정확히 해석하는 방식이다.
특히, 시설 입소나 자립주택 이주와 같은 중대한 결정을 할 때는 보호자, 시설 관계자 등의 판단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해당 발달장애인을 오랫동안 관찰해 온 전문의와 행동발달 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기준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 또한, 국민권익위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를 확대 지정하고, 각 권역에 전문 의료진과 행동치료사가 상시 근무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의 주거 선택권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주거모델도 제안했다. 자활꿈터(그룹홈), 협동주거(코하우징) 전문시설, 도전적 행동치료 집중시설 등 다양한 형태의 주거유형이 도입되어야 하며, 당사자가 일정 기간 거주 후 주거유형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도록 권고했다.
□ 그리고 돌봄 서비스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원주택 운영사업자와 활동지원기관 간의 공모에 의한 수급자 활동지원사 부정 등록, 활동지원 급여 허위 청구 등 보조금의 부정수급 방지를 위해 「장애인복지법」에 법인 분리 및 겸직 금지조항을 신설하고, 정기적인 외부 감사와 이용자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발달장애인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더욱 신속하고 책임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민간 위탁이 아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기관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 장애인권익옹호기관 : 학대받은 장애인을 신속히 발견ㆍ보호ㆍ치료하고 장애인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하여 설치한 기관
□ 국민권익위 유철환 위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단순한 복지체계의 보완이 아닌, 국가가 중증 발달장애인의 삶을 공동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선언이며, 발달장애인에게 있어 탈시설이라는 하나의 정책 방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과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동행의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