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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G3 도약을 위한 6G·AI 네트워크 / 정중규

by 정중규

AI G3 도약을 위한 6G·AI 네트워크 정책 토론회

2025.8 19.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주최 : 국회의원 황정아·이훈기·한민수·박정훈·박충권·최수진·이해민

주관 : 한국통신학회(KICS),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6G포럼,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

후원 :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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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대 강국, '네트워크 혁신'이 먼저"

국회, 6G·AI 네트워크 정책 토론회 개최

오픈랜·AI랜 진화 가속…새 통신시장 확대 가능성↑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AI 모델 개발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네트워크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6G 시대를 앞두고 원활한 AI 서비스 활용을 위한 네트워크 확충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 G3 도약을 위한 6G·AI 네트워크 정책 토론회'에서 최성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6G 사업단장은 "기지국, 모바일코어, 통신 네트워크 시스템은 AI 자율 네트워크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랜과 AI랜을 예로 들어 네트워크 대전환 흐름을 소개했다. 오픈랜은 통신 기지국의 서로 다른 제조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표준 인터페이스로 연동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AI를 적용해 네트워크를 최적화하는 AI랜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오픈랜과 AI랜 대전환을 준비 중이다. 일본 또한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logo 협력을 기반으로 AI랜 기술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도 화웨이logo를 중심으로 AI 자율 네트워크 주도권 경쟁에 나서는 등 AI 네트워크 경쟁이 치열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서울역과 김포공항에서 실증을 진행하는 등 오픈랜과 AI랜은 미래 통신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최성호 단장은 또 다가올 6G 시대와 국가 AI 드라이브 정책에 발맞춰 네트워크 또한 AI 서비스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통신강국인 한국이 고성능과 저지연을 보장하는 6G로 AI랜과 AI 자율 네트워크를 선도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진단했다.

◆ “네트워크는 AI 중추, 고도화 이뤄져야” 업계 한 목소리


토론자들도 최 단장 의견과 궤를 같이 했다. 특히 GPU로 대표되는 컴퓨팅 파워뿐 아니라 네트워크가 AI 3대 강국의 필수 기반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번 토론회는 AI패권 선점을 위해선 6G·AI 네트워크 기술 혁신 및 기술 주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앞서 AI 인프라로서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돼 왔다. 데이터센터(DC)를 연결하는 것도, AI 서비스를 이용자에 전달하는 것도 결국은 모두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류탁기 SK텔레콤logo 인프라기술본부장은 "(AI 서비스가) 연결되고 데이터 기반 학습을 통해 지능적으로 실행되는 커넥티브 인텔리전스가 진정한 AI 시대를 열 것"이라며 "네트워크가 AI 서비스를 잘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경희 6G 포럼 집행위원장은 네트워크와 AI 서비스 발전이 '윈윈' 관계를 낳을 것으로 봤다. 그는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로 전환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은 이제 막 시작됐다”라며 "AI 서비스 활성화는 네트워크 진화 없이 불가능하다"며 "네트워크와 AI 서비스는 닭과 달걀의 관계로, 네트워크 고도화 없이 AI 서비스의 활성화를 바라는 것은 도로를 만들지 않고 자율주행차를 운영하려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경환 서울대학교 교수는 “국민들에 AI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고도화된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네트워크가 AI에 결정적 역할을 할 중추라는 데 대중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AI시대 적합한 6G 네트워크 구조는…해외에선 이미 실험 중


특히 오는 2030년 상용화를 앞둔 6G는 이전세대와 달리, 생성형 AI와 융합돼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기구인 3GPP는 6G에서 AI가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쓰일 것이라 봤다. AI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운영을 자동화하거나 성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6G 네트워크 설계 방안이다.


네트워크 구조 역시 AI 시대에 적합한 방향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에 6G는 이른바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로도 불리는데 네트워크 설계에서부터 AI를 내재화하거나, AI를 붙이기에 적합한 구조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해외 각국에선 무선접속망(RAN·Radio Access Network) 혁신을 시도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오픈랜(O-RAN)과 AI랜(AI-RAN)이다.


오픈랜은 무선접속망의 구성 요소를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로 개방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특정 장비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멀티벤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동시에 오픈랜의 핵심 기술인 RIC(RAN Intelligent Controller) 기반 플랫폼을 통해 통신사나 개발자가 AI 기반의 네트워크 최적화 기능 등을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추가할 수 있다. AI랜은 이러한 오픈랜에 AI기술을 결합한 구조다.


미국 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오픈랜과 AI랜의 대전환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AI랜 기술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최성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6G사업단장은 “무선접속망(RAN)이 오픈랜 진화를 거처 AI-RAN으로 대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미국 통신사인 티모바일(T-Mobile)은 최적의 네트워크 조정 알고리즘 생성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엔비디아·에릭슨·노키아 등과 제휴해 AI RAN 혁신 센터를 설립한 한편, 엔비디아는 이미 AI-RAN 통합플랫폼인 ‘AI 에리얼(Aerial)’을 구축하고 AI 기반의 네트워크 최적화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완전 자율 네트워크 구현하면 전세계 AI 생태계 韓으로 모인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6G 주도권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R&D)에 돌입한 상황이다. 오는 2028년까지 차세대 네트워크 산업기술개발 사업에 총 3731억원을 쏟아붇는다.


이날 현장에선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밀린 감이 있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완전 자율 네트워크’ 구현 시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통신사업자가 무선접속망(기지국)에서 제공하는 컴퓨팅 기능(연산기능)을 타 사업자에 임대하여 단말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실증 환경을 선제적으로 구축하자는 것이다. 해외 국가 중에선 중국이 유무선 전체 네트워크를 ‘AI 자율 네트워크’로 전환하려는 시도 중에 있다.


장경희 6G포럼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진 네트워크에서 내린 결정에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던 반면, 6G에선 도심항공교통(UAM)·로봇 등 더 많은 단말들이 네트위크 위에 올라가게 되어 일일이 사람이 개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완전 자율 네트워크’ 구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완전 자율 네트워크 구현을 위해선 데이터 운용을 담당하는 브레인 역할을 할 파운데이션 모델(NET-GPT) 개발이 중요하다”라며 “정부가 AI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아는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김동구 ORIA 집행위원장은 “코어망에서부터 디바이스 레벨까지 결합된 완전 자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상당히 챌린지한 과제”라며 “다만 이를 구현할 수 있다면 전세계에 있는 AI 생태계가 우리나라로 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특화 AI 모델을 학습시키려면 데이터 확보를 위한 산학연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는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제조사는 제조사대로 별도의 연구소를 두고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데 AI 경쟁력을 높이려면 같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성호 단장은 “네트워크를 자동화시킨다는 건 AI가 적용됐다는 거고, AI를 학습시키려면 망을 운용하면서 생성된 데이터가 필요하다”라며 “중국의 화웨이와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어마어마한 정부 투자를 기반으로 이미 실증망 기반의 데이터 학습을 진행 중인데 이에 대적하려면 우리도 정부 차원의 속도감 있는 투자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사업자 측면에서 AI 서비스의 수익화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한다고 이야기된 한편, 오히려 AI 네트워크 구현이 통신사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예컨대 AI랜에선 네트워크 자체가 GPU처럼 연산 기능을 수행해 통신사가 기지국 유휴시간 연산 기능을 상품화하여 다른 사업자에 임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성현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금까지 이론적인 어퍼바운드를 못간 이유가 기술적 문제도 있었지만 비용의 문제도 있었다”라며 “어떻게 하면 AI를 비용 효율적으로 사용해 통신 품질을 높일 것이냐는 사업자들에 굉장히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서비스와 사용자 간 연결을 지원하는 네트워크가 통신사의 새 수익원이 될거란 의견도 나왔다.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장은 "네트워크 기반이 갖춰져야 제대로 된 AI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통신사가 원활한 AI 서비스 구동을 위한 네트워크를 깔고, 이를 수익 기반으로 삼으면 통신산업도 활성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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