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 새만금에 짓자는 주장이 이재명 정권 장관과 호남 정치인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론이 좋지 않자 이재명 대통령실이 한발 빼고 있지만 나는 이런 움직임을 다른 관점 곧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들 세력의 뜬금없는 주장이 궁극적으로 미군철수를 노리고 하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드는 까닭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반도체 클러스터가 기존의 반도체 트라이앵글에 이어 용인에 세워지는 것을 다른 측면 곧 안보 차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바로 인근 평택(거리로 30km) 주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 레일헤드'와 한 묶음이 되면서, 미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산업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이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설사 그 대통령이 트럼프일지라도) 함부로 주한 미군 철수를 감행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점과 동시에 바로 그 수만 명에 이르는 평택 주둔 주한 미군 때문에 김일성 집안이 대남 침탈은 물론이고 반도체 클러스터를 상대로 하는 불장난을 칠 수 없게 막는(사실 시진핑의 중국이 대만 침공하려는 것도 TSMC가 탐이 나서 아닌가), 이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말하자면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대한민국 안보에 아주 중요한 요충지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본인 의도치 않게 대한민국 안보 구축에 결정적 공헌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평택 주한 미군기지를 세운 것이다.
왜 '의도치 않게 공헌했다'고 보는가 하면 반미언동을 일삼던 정치인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자 부시가 곧장 백악관으로 불러 내민 "열두 가지 겁박성 요구안'에 이 두 가지 요구도 들어있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평택에 미군기지를 세운 것은 위 이유로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던 것이다.
평택항 인근 하천에 원전을 새로 건설해 전력 공급하는 한이 있더라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제대로 건설해 정상적으로 가동시켜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새만금으로 이전하면 미군기지와의 거리가 30km에서 120km 이상으로 멀어진다.
말하자면 한묶음이 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주한 미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한민국 반도체 클러스터를 소중히 다뤄야 하는 미국의 입장도 조금 달라질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생각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김일성 집안 역시 엉뚱한 생각을 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주한 미군철수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곧 철수를 요구하는 반미세력만이 아니라 미국 정부 역시 그럴 생각을 할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종북세력에 장악되어 있는 이재명 정권에서 이런 주장이 빗발치는 것을 보며 당연히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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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황당한 용인 반도체 공장의 '새만금 이전론' /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재료공학부)
■ 선거 의식 정치권·지자체 주장
국가 핵심 산업 경쟁력 훼손 우려
정주여건 나쁘면 인재 빠져나가
인공지능(AI) 돌풍에 힘입어 최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한다면 이공계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될 예정인 반도체 공장의 일부를 새만금 간척지 등지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지방자치단체·학계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런 움직임이 다른 지역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 장관의 모호한 언급까지 더해지며 우려가 크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조하는 RE100과 지역균형발전을 주요 근거로 내세운다. 탈탄소 정책과 균형발전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크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반도체 공장 이전 주장은 기술적·경제적 현실을 외면한 접근이라 우려스럽다. 자칫하면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켜 이른바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법인세 납부와 수출을 통해 국가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왔다. 동시에 국민경제 전반을 지탱하는 핵심축이다. 나아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경제 자산을 넘어 국가안보를 떠받치는 ‘실리콘 방패’ 기능도 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유지 여부는 산업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 존망과 직결된 문제인 셈이다.
먼저 RE100 문제는 과도하게 확대 해석되고 있다. RE100은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가 시작한 민간 캠페인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일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만을 엄격히 요구하는 기업은 애플 정도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원자력을 포함한 탈탄소 전원 활용을 허용하고 있고, 엔비디아·브로드컴·AMD·퀄컴 등 주요 반도체 고객사 상당수는 RE100에 가입하지도 않았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마이크론도 RE100 미가입 기업이다.
RE100을 요구하는 고객 물량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RE100을 달성하지 못하면 2030년 반도체 수출이 30% 감소할 것’이라는 일부 전망도 과도한 가정에 기반한 추정치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는다.
재생에너지의 환경적 측면도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태양광·풍력 설비는 이제 대규모 폐기물이 발생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재활용 기술은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폐기 과정 자체도 상당한 전력이 필요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수명이 유한한 대용량 배터리 폐기 문제가 따른다. 재생에너지가 탈탄소 전환의 중요한 축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무조건 친환경으로 간주하는 접근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전력 수급 측면에서 보더라도 새만금 이전론은 비현실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공장 중에 3분의 1만 이전하더라도 약 5GW의 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새만금 지역이 확보한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약 0.1GW에 불과하다. 국내 태양광 설비 이용률이 약 15.4%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5GW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총 32.5G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여기엔 약 34조4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이미 매립된 새만금 토지(290㎢)의 약 97%(280㎢)를 필요로 한다. 풍력 발전 설비는 태양광보다 7배 이상 비용이 더 들어간다. 이런 여건을 종합하면 새만금 지역의 재생에너지만으로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게다가 글로벌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주 여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지역으로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지역균형발전은 필요하지만,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강화하고, 그 성과를 정책과 재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균형발전의 길이다. 지금 세대가 후손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스스로 포기한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