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로서 그가 열정적으로 작품을 쏟아내던 시기는 마침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대한민국이 산업화 과정을 겪으며 빠르게 변화하던 1960~1980년대. 그의 휴머니틱한 앵글은 그 빛나던 시기의 그늘 진 곳으로 늘상 향했다.
그는 내가 부산에서 시민운동 할 때 인연으로 1999년, 2000년을 앞두고 당시 발간했던 사회비평집 '빈 들에서 부르는 새 천 년의 노래' 표지에 쓰라고 바쁜 시간을 내어 작업해 내 인물사진을 선물로 남겨주기도 하셨다. 그분의 자택, 사진 관련 서적과 자료들로 가득했던 다락방이 기억난다.
특히 그는 세계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Sebastiao Salgado)의 대표작 '브라질 금광 노동자들'(아래 사진) 같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며 살가도의 작품집을 보여주기도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