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雩南)이승만 대통령 묘소 참배 / 정중규

이승만 대통령 태어나신 날을 맞아

by 정중규

이승만 대통령 태어나신 날을 맞아 大韓民國 初代 大統領 雩南 李承晩 博士 내외분의 묘소 참배

2023.3.26. 오후1시. 국립 현충원 대통령 묘소


- 오늘 4.19세대 어르신들이 참배하는 모임이 있는 줄은 모르고 나홀로 갔었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함께 했을 것이다.

시대와 역사가 한 인물을 걸출하게 탄생시키기도 하지만, 한 걸출한 인물이 시대와 역사를 만들기도 한다.

대한민국 70년사에 이승만이라는 인물만큼 큰 획을 그은 지도자가 또 있을 것인가. 그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그 틀을 만드는데 어느 누구보다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그가 미국 유학을 가고 거기서 자유민주주의가 꽃피는 미국사회의 긍정적인 측면을 유심히 관찰하고 통찰한 것은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신생 국가의 틀이 되었으니, 그것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던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관찰한 것에 비견될 수 있다.

그 바탕에서 그는 대한민국을(비록 분단국으로 출발하게 되었지만) 미국 중심의 자유진영에 속하도록 이끌었고, 거기에 미국 민주주의를 옮겨 심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서 냉전의 최전방이 되어버린 한반도에서 전쟁마저 터지자 아예 미국과 군사동맹까지 맺어버렸다.

올해로 체결 70주년이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그가 성사시킨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그로인해 한국전쟁으로 증명되듯이 지정학적으로 '동서냉전의 화약고'로 여겨졌었던 한반도에선 그 이후 더 이상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고, 그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경제발전과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게만든 그 문을 연 '마법의 열쇠'였다.

오늘 김문수 위원장으로부터 알게 된 것이 그가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인 1923년 3월 하와이에서 발간하던 '태평양잡지'에 공산당의 부당함을 밝히는 논문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공산주의 중 부당한 것을 말한 진대,

(1) 재산을 나누어 가지자 함이라.

가난한 사람은 환영하겠지마는, 게으른 사람들이 일을 아니하면 어찌하겠느뇨. 가난뱅이는 차차 수효가 늘어서 장차 일 아니하고 얻어먹으려는 자가 가득할 것이오.

​(2) 자본가(資本家)를 없이하자 함이라.

부자의 돈을 나누어 가지고 살게 하면, 자본가들의 경쟁이 없어져서 상업과 공업이 발달되기 어려우니, 사람의 지혜가 막히고 모든 기기미묘한 기계와 연장이 다 스스로 폐기되어, 지금 이용하는 모든 물건이 진보되지 못하며, 물질적 개명이 중지될지라.

(3) 지식계급을 없이하자 함이니,

모든 인민의 지식을 높이자 하는 것은 가하거니와, 지식계급을 없이하자 함은 불가능하며,

(4) 종교단체를 혁파하자 함이라.

교회 조직을 없이하는 날은 인류 도덕상 손해가 클 것이다.”

그 당시 세계지성인계에선 새로운 사조로 받아들여졌던 공산주의에 대해 그 맹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면서 철저한 반공주의자가 된 그의 신념이 신생국 대한민국 내부에 이념전쟁을 격화시키고 남북대결을 심화시킨 측면도 없지는 않지만, 동시에 체제경쟁을 불러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동력원이 되기도 했다.

물론 그가 장기집권을 하면서 독재정치로 흐르다 기어이 4.19혁명을 초래해 불명예 퇴진한 것은 흠결이지만, 오늘 마침 4.19세대 어르신들이 모여 '4.19정신과 이승만의 건국정신은 하나다'라고 밝혔듯이, 그의 과오는 과오대로 평가하면서 그가 오늘날 자유민주주의라는 기치 아래 대한민국이 우뚝 서게 된 것에 끼친 공로에 대해선 합당한 평가를 내려야 할 것이다.

오늘 그의 묘소 앞에서 오랜 시간 머물면서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란, 정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리더십은 어떻게 발현 되고 진정한 리더십은 어떠한 것인가' '경세제민(經世濟民)의 길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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