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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중규 Jun 07. 2023

영화 <다음 소희(Next Sohee, 2022)>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 토크콘서트

영화 <다음 소희(Next Sohee, 2022)>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 토크콘서트

2023.6.6. 오후2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마포구 양화로 176 8층)

- 가슴 아픈 영화 '다음 소희'..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야하는 사회적 동물이지만, 그 사회가 인간을 죽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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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뜻, 줄거리 결말>

https://gicde.tistory.com/5


영화 '다음 소희'는 2023년 02월 08일에 개봉한 따끈 따끈한 신작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영화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다루었던 전주 콜센터 현장 실습생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춤추기를 좋아하는 특성화고 여학생 소희가 콜센터 실습 이후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이 사건을 담당하게된 형사 유진이 조사 중 소희가 겪은 사회적 불합리성에 분개하는 모습을 다룹니다. 영화 '다음 소희'는 2014년 영화 '도희야' 감독 정주리 감독이 배두나와 함께 다시 9년만에 내놓은 작품입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빛나던 청춘이 시스템에 의해 희생 당하고 외면받는 현실을 진실하게 담아 사회적 관심과 이에 대한 해결책 논의의 필요성을 지적합니다.

"힘든 일을 하면 존중받으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이나 한다고 더 무시해."


어른들의 인센티브로 쌓아올린 청년들의 개미지옥.


영화 다음 소희가 2023년 2월 8일 개봉했다. 제 75회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주간 폐막작이자, 영화 '도희야'로 장편 연출 데뷔를 했던 정주리 감독의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극을 꾸려가는데 과연 배두나가 연기한 형사같은 사람들이 실제로 있었을지는 의문. 어른들이 그놈의 인센티브 타령을 하며 이해관계가 얽혀있었고, 그 틈바구니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보자 안간힘을 썼던 당찬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금도 별반 달라지진 않았을 것 같은 콜센터의 사정과 전화받는 사람이 여자라면 욕부터 내뱉는 일반 고객들, 그리고 누구 하나 주인공에게 따스한 손길 한 번 내어주지 않는 싸늘한 현실에 암담해지는 작품이다.

<영화 '다음 소희' 줄거리 결말>


여기 당찬 여고생 '김소희(김시은)'가 있다. 2016년 전주, 춤을 좋아하지만 나이도 있고(18살) 춤 실력도 생각보다 크게 늘지는 않아서 취미로 연습실에 나간다.


내년이면 졸업을 하기 때문에 애견학과에 재학중이던 주인공은, 학교 친구들이 으레 그렇듯이 담임선생의 '대기업'이라는 말만 믿고 취업을 위해 현장실습을 나간다. 실습도 하면서 돈도 벌고, 거기에 대기업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기 때문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를 하는 담임.


하지만 그녀가 도착한 곳은 대기업의 하청에 하청에 하청 업무를 보고 있는 인터넷 계약 해지 방어 콜센터였다.


나름대로 상냥한 콜센터 팀장인 '이준호(심희섭)'의 지도 아래, 먼저 일하던 선배와 함께 처음으로 상담업무를 지켜보는데 고객은 바로 욕설부터 뱉는다. 어안이 벙벙해진 소희는 기본급 100만원에 인센티브로 600만원까지 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열심히 일하기로 한다.


주인공은 절친인 '준희(정회린)'가 인기없는 BJ로 활동하는 모습을 비아냥대는 성인 남성한테도 달려들어 불같이 화를 내는 당찬 성격.

주인공의 남자친구는 한 학년 선배로, 이미 공장에서 취업을 하여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당연히 그 친구도 주변 선배들에게 온갖 멸시를 받으며 일을 하는 중이고, 곧 퇴사해 택배물류일을 하게된다).


주인공이 일을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났을 무렵, 과도한 업무와 정신 나간 본사의 처우 덕분에 이준호 콜센터 팀장은 자신의 차에서 연탄불을 피워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일을 입막음 하는 대가로 콜센터 여직원들에게 약간의 돈과 서약서를 내미는 본사.


주인공은 본사 방침대로 조문을 가지 말라는 지시를 어기고 홀로 팀장의 장례식장에 다녀온다. 그토록 좋아하던 술과 춤도 끊은채 인센티브를 위해 밤 8시가 넘도록 죽어라 일만 하는 주인공. 하지만 이팀장 대신 새로 팀장 자리에 앉은 '이보람(최희진)'은 한 두달 일하고 도망가는 고등학교 실습생들 덕분에 수습 기같이 끝나는 2~3달이 지난 뒤에야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주인공은 참고 참았던게 터져 새 팀장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그 일 때문에 3일 동안 무급 휴직 처분을 받게 된다.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 공허한 마음을 술로 달래는 소녀. 만나기로 했던 남자친구도 연락이 되지 않아 한겨울에 슬리퍼를 신고 터덜 터덜 걸으며 호수에 도착한다.


결국 자신의 시커멓게 타버린 속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채 주인공은 그대로 호수에 빠져 죽고, 서울 형사과에서 사무직을 하다 좌천된 뒤 전주로 발령을 받은 '유진(배두나)'이 그녀의 시신을 처리하게 된다.


학생의 행적을 거꾸로 밟고 올라가 보는 유진. 형사와 소녀는 같은 춤 연습실을 쓰던 사이였다(한 번 마주침). 학생의 양친과 담임선생, 그리고 콜센터 팀장과 본사 임원까지 모두 만나본 유진은 누구 하나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도 않고, 하나같이 더 높은 기관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보고 어이없어 한다.


결국 학생들을 특정한 회사로 현장 실습을 내보내는 교육청의 장학사까지 만난 형사는, '교육부까지 올라가야 속이 풀리겠냐'는 장학사의 말에 맥이 풀려버린다.


늘 당차고 혼자 뭐든 알아서 할 것 같았던 어린 소녀는 분명 주변 어른들에게 신호를 보냈었다. 엄마와 아빠에겐 일을 그만 두겠다고도 했고(잠결에 못들은 건지 정말 못들은 척을 하는건지), 학교 담임에게도 울면서 독대 했지만 주인공의 말은 듣지도 않고 오히려 그녀를 채근했었다.


나름대로 혼자 열심히 고등학생 한 명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려 노력한 유진은,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과 학교, 현장 실습에 배치되는 회사 사람들과 함께 부검이 끝난 소희의 장례를 치루게 된다. 그로부터 얼마 뒤, 호수에서 건져낸 주인공의 휴대전화를 찾은 유진의 파트너 '배형사(김우겸)'.


거기에서 여고생이 영화 초반에 연습하던 춤 동영상 딱 한 개만 남은걸 보며 오열하면서 영화 '다음 소희'는 결말을 맞는다. 그 영상엔 계속 틀리던 안무를 완벽하게 해내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해맑게 웃고 있던 여고생 한 명이 있었다.

<영화 '다음 소희'는 실화>


앞서 말했던 대로 2017년 1월 특성화고 졸업을 앞두던 홍수연 양이, 아중저수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그녀는 2016년 9월 8일부터 서노송동의 LG U+(엘지 유플러스) 콜센터인 'LB휴넷'의 인터넷이나 핸드폰 계약 해지를 방어하는 'SAVE팀'에서 일하며, 우울증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었다고 한다.


하루 7시간 근무에 월급은 160만 5천 원이었으나, 콜 수를 못 채웠다는 이유로 야근까지 하며 첫 달 급여는 80만원, 둘째 달엔 120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고 함.


영화 속에서 어린 소녀를 지켜주지 않는 어른들은, 마치 먹이사슬처럼 엮여있는 교육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담임은 기껏 대기업에 취직시켜 놨더니 그거 하나 못하냐며 눈 앞에서 엉엉 우는 아이를 꾸짖고, 학교 교감은 한술 더 떠서 애들을 현장실습에 잘 넣어놔야 이듬해 교육청에서 인센티브가 나와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단다.


지방 교육청의 장학사 역시 현장실습을 나간 고교생들이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른채, 그저 실적과 인센티브에 목을 매단다.


영화의 주인공 역시 인센티브를 위해 온갖 욕설을 들어가며 꾹꾹 참고 일을 하다 결국,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 생을 마감한다.

<영화 '다음 소희' 후기>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여자 상담원이 전화를 받으면 욕부터 내뱉는 고객은 물론이고, 어지러운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대한민국 교육 현실, 그리고 싼 값에 어린 친구들을 부려먹으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하나밖에 없는 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부모 모두가 소희를 죽인 가해자다.


우리는 대체 언제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게 만드는 낡디 낡은 시스템을 뿌리뽑을 수 있을까. 실화였던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건 역시, 엘지 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강요하지 않았다', '앞으로 재발하지 않게 신경 쓰겠다'라며 나몰라라 했다.


형사를 연기한 배두나의 연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여고생 소희를 연기한 김시은 배우의 놀라운 연기력에 몰입도가 장난 아닌 영화였다.


+


다음 소희 제목의 뜻은 '다음 소희가 나와서는 안된다' 라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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