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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중규 Jul 24. 2023

노인 돌봄을 자동화하려는 일본의 오랜 실험: 인사이드

그동안 개발된 많은 돌봄 로봇들은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노인 돌봄을 자동화하려는 일본의 오랜 실험: 인사이드 스토리(Inside Japan’s long experiment in automating elder care) James Wright

일본은 노인 돌봄에 로봇을 활용하고자 했다. 그동안 개발된 많은 돌봄 로봇들은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귀여운 테디베어 얼굴을 한 커다랗고 하얀 로봇이 미소 짓고 있는 여성을 품에 안아서 들고 있는 사진을 이전에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환자를 들어 올릴 때 사용하는 프로토타입 돌봄 로봇인 로베어(Robear)의 사진이다. 로베어의 사진들은 끝없이 재생산됐고 여전히 구글의 ‘돌봄 로봇(care robot)’ 이미지 검색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로베어의 사진들은 로봇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준다. 가까운 미래에 타인을 돌볼 때 로봇에게 얼마나 의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도록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5년에 일본에서 개발된 로베어 같은 기기들은 아직 노인 돌봄 시설이나 가정에서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노인 돌봄 로봇은 어째서 성공하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서 우리는 기술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술 만능주의의 한계와 돌봄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인들을 돌보기 위한 로봇을 개발해 왔다. 특히 2010년대부터는 돌봄 로봇에 대한 공공 및 민간 투자가 눈에 띄게 가속화되었다. 2018년까지 일본 정부가 돌봄 로봇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3억 달러(약 3,694억 원)를 훌쩍 넘는다. 얼핏 보기에는 일본이 이런 식으로 돌봄을 로봇화하려고 서두르는 이유가 명백해 보일 수 있다. 이 주제에 관한 거의 모든 뉴스 기사나 프레젠테이션, 학술 논문의 도입부는 일본의 인구 고령화에 대한 불안을 자아내는 사실과 수치를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출산율은 인구대체수준 이하이며 일본 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2000년에는 생산 가능인구 약 4명이 65세 이상 노인 한 명을 부양했지만, 2050년에는 노인 인구와 생산 가능인구 수가 거의 동등해질 것이라는 내용이 언급된다. 실제로 일본에서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노인 돌봄 비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이미 큰 문제인 노인 돌봄 노동자 부족 현상은 2030년대가 되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 돌봄 노동자에게 급여를 더 지급하거나, 일본의 모든 정부가 지양한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 ‘수입’과 난제에 맞서는 대신 많은 일본인이 돌봄 노동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로봇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노인 돌봄 로봇은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만들어진다. 돌봄 로봇 중 일부는 신체적인 돌봄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노인이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때 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노인이 움직이거나 운동하는 것을 보조하며, 노인의 신체 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쓰러지는 것을 감지하고 노인에게 식사를 제공, 노인들이 목욕을 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신체적인 돌봄에 해당한다. 또 다른 돌봄 로봇들은 노인들의 인지 기능 저하를 관리하거나 줄이고 심지어 예방하기 위해서 노인과 사회적, 정서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동반자가 되어 주거나 테라피를 제공할 수도 있고 치매 관련 증상을 가진 노인들을 간병인들이 더 관리하기 쉽게 도와주면 일상적인 돌봄에 필요한 간병인 수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로봇들은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경향이 있으며 지금까지 대부분은 거주형 노인 돌봄 시설에 판매되었다.


로봇으로 인해 간병인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 로봇은 노인 돌봄 ‘문제’에 대한 자연스러운 해결책으로 간주된다. 일본은 산업 로봇에 대한 광범위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형 로봇(humanoid robot) 연구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세계를 이끌어왔다. 동시에 많은 일본인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일상에서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생각을 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본인들이 로봇에 보이는 이러한 친밀감을 종교적, 문화적 측면에 주목하여 설명한다. 특히 무생물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animism) 바탕의 세계관으로 인해 일본인들이 로봇에도 어떤 영혼이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점과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로봇 캐릭터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점 등에 주목한다. 로봇 회사들과 로봇 산업을 지지하는 정책 입안자들은 노인 돌봄 로봇이 인간 돌봄 노동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일본 제조업체들을 위한 새로운 주요 수출 산업이 될 거라고 홍보해왔다. 한 권도 아니고 무려 두 권의 책(2006년 나카야마 신(Nakayama Shin), 2011년 기시 노부히토(Kishi Nobuhito)가 각각 출간한 두 책)이 채택한 제목은 이러한 일본의 믿음을 요약해서 보여준다. 그 제목은 바로 《로봇이 일본을 구할 것이다(Robots Will Save Japan)》이다.

물론 현실은 더 복잡하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로봇의 인기는 주로 수십 년에 걸친 국가, 언론, 산업계의 끊임없는 홍보에 의존한다. 로봇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과 실생활에서 로봇과 기꺼이 상호작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게다가 이러한 돌봄 로봇의 실제 능력은 과장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형성된 기대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언론의 관심, 정부 지원과 보조금 그리고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의 실질적인 기술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로봇이 노인 돌봄을 포함한 대부분 일본인의 일상생활 속에서 실제로는 어떤 중요한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로봇 지지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진실이다.


일본 전국에 있는 9,000곳 이상의 노인 돌봄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2019년에는 돌봄 로봇을 도입했다고 보고한 기관이 약 10%에 불과했다. 2021년에 진행된 어떤 연구에서는 자택 요양을 제공하는 444명의 응답자 중 단 2%만이 돌봄 로봇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로봇을 구매해도 잠깐 사용한 후에 결국 벽장에 넣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내 연구는 돌봄 로봇이 약속하는 유망한 가능성과 돌봄 로봇의 실제 도입 및 사용 사이에 나타나는 이러한 불일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6년부터 나는 일본에서 18개월 이상 민족지학적 현장 조사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세 개의 돌봄 로봇을 시험하고 있는 어떤 요양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시험하고 있는 세 가지 로봇은 사람을 이동하는 데 사용하는 허그(Hug), 물개 로봇 파로(Paro),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였다. 허그는 돌봄 노동자들이 요양원 거주자들의 몸을 직접 들어 올릴 필요가 없도록 이동을 도와주는 로봇이었고, 파로는 동물 모양 로봇을 이용한 애니멀 테라피(animal therapy)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으며(또한 하루 종일 직원들에게 반복적인 요구를 하는 일부 치매 환자들의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역할도 한다) 페퍼는 직원들 대신 레크리에이션 운동 세션을 운영하여 직원들이 그동안 다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로봇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곧 명백해졌다. 우선 직원들은 고작 며칠 만에 허그 사용을 중단했다. 허그를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동하는 것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이로 인해 거주자들과 소통해야 할 시간이 줄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허그를 사용해서 거주자들의 몸을 편안하게 들어 올리는 일도 쉽지 않았다.


파로는 직원들과 거주자들 모두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솜털로 뒤덮인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운 장난감 물개 모양 로봇 파로는 사용자가 쓰다듬거나 말을 걸면 소리를 내고 머리를 움직이고 꼬리를 흔든다. 처음에 간병인들은 파로에 꽤 만족했다. 그러나 곧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어떤 거주자는 계속해서 파로를 감싸고 있는 합성 모피를 제거해서 파로의 ‘가죽을 벗겨내려고’ 했고 또 다른 거주자는 파로와 친밀한 애착을 형성하면서 파로가 곁에 없으면 식사를 하거나 잠자리에 들기를 거부했다. 직원들은 결국 거주자들이 파로와 함께 있을 때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했다. 게다가 파로는 중증 치매 환자들의 반복적인 행동 패턴을 줄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페퍼는 매일 오후에 열리는 레크리에이션 세션을 운영하는 데 사용됐다. 직원들은 노래방 같은 활동을 주도하거나 거주자들과 대화하는 대신에 페퍼를 켜서 방 앞쪽으로 이동시키는 데 시간을 써야 했다. 그러면 페퍼는 살아 움직이면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쾌활한 목소리로 미리 녹음된 설명을 재생하고 거주자들이 따라 할 수 있도록 일련의 상체 운동들을 시작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거주자들을 운동에 참여하도록 하려면 자신들도 로봇 옆에 서서 로봇의 움직임을 따라 하고 지침을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되었다. 게다가 로봇에는 비교적 적은 수의 노래와 운동 루틴만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몇 주가 지나자 세션이 지루해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페퍼를 사용하는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노인 돌봄의 위기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자연적이거나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특정한 정치적·경제적 선택의 결과이다.


간단히 말해서 노인 돌봄 로봇들은 돌봄 노동자들의 노동을 줄이지 못했다. 돌봄 로봇들 자체에도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은 로봇을 이동시키고 관리하고 세척하고 부팅하고 작동시키고 거주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등 사용 중에도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했으며 사용 후에는 다시 치워야 했다. 실제로 다른 연구들에 따르면 로봇으로 인해 간병인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돌봄 로봇이 만들어내는 일의 종류였다. 이전에는 간병인들이 자체적인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생각해 내야 했지만, 이제는 페퍼의 활동을 따라 하기만 하면 됐다. 거주자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신에 간병인들은 이제 거주자들에게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 파로를 주고 멀리서 그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간병인들이 거주자의 몸을 들어 올릴 때마다 거주자와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허그 로봇을 사용한 이후에는 간병인들이 거주자와 소통하는 대신에 로봇을 다시 제자리에 옮겨놓는 데 시간을 사용해야 했다. 각각의 경우에 기존에는 사회적이며 의사소통 중심이었던 업무들이 로봇 사용 후에는 거주자보다 로봇에 더 시간을 쏟아야 하는 새로운 업무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었다. 돌봄 로봇 도입으로 간병인들이 사회적, 정서적 돌봄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일을 수행할 기회가 줄어들었던 것이다.


그런 기기들이 암시하는 미래는 대체 어떤 미래일까, 그리고 돌봄 로봇이 실제로 돌봄 위기의 ‘해결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비용 문제를 고려할 때, 거주형 노인 돌봄 시설에서 돌봄 로봇을 널리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에는 안타깝게도 가능한 낮은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는 저숙련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하는 방법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보조금이 있다고 해도 돌봄 로봇을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로봇 기기 비용을 감당하려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서 돌봄 시설들은 크기가 더 커져야 하고 고도로 표준화되어야 할 것이다. 돌봄 로봇들이 활용되면 간병인들이 거주자들과 그렇게 많이 소통할 필요가 없고 이론적으로는 더 적은 돌봄 훈련과 경험, 부족한 일본어로도 충분할 것이기 때문에 잠재적으로는 간병인들을 더 쉽게 해외에서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비전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본의 노동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일본 이민의 문이 빠르게 열리고 있고 돌봄 산업의 통합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무엇이 좋은 돌봄인지 또는 양질의 일자리인지에 대한 대부분의 사람의 이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로봇공학자이자 로봇 윤리학 교수인 앨런 윈필드(Alan Winfield)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광범위한 활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실은 AI가 이미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나쁜 소식은 그 일자리들이 대체로 형편없다는 점이다. 이제 21세기에 로봇과 AI를 위한 인간 보조로 일하는 것은 따분하고,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위험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 사람들은 사실 마치 자신이 로봇인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돌봄 로봇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ropean Union)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편안한 노후를 위한 로봇공학(Robotics for Ageing Well)’이라는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8,500만 유로(약 1,141억 원)를 투자했다. 2019년에 영국 정부는 파로와 페퍼를 성공적인 사례로 강조하면서 돌봄 체계를 ‘혁신’하기 위해 성인의 사회적 돌봄을 위한 로봇에 3,400만 파운드(약 521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돌봄은 단순히 신체를 유지하는 문제가 아니다. 돌봄은 인류 공통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노력으로,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에 의존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돌봄 위기는 돌봄 로봇을 설명하고 홍보할 때 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자연적이거나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다. 이는 특정한 정치적, 경제적 선택의 결과이다.


노인 돌봄 로봇은 기술적으로 정교하며 돌봄 로봇을 홍보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돌봄 로봇은 우리가 사람들을 어떻게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사회에서 자원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운 선택을 방해하는 반짝거리고 값비싼 방해물일 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이 인구 고령화 문제로부터 사회를 ‘구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주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일을 미루게 한다. 게다가 잠재적으로 해롭고 착취적인 자원 채굴 과정이나 남반구 저개발국에 전자 폐기물을 투기하는 문제 등 로봇 돌봄을 대규모로 확장하면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도 당연히 수반될 수밖에 없다.

돌봄 로봇을 대신할 접근법들은 실현 가능하며 실제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분명한 것은 돌봄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지불하고 근로 조건을 개선하고 노인을 부양하는 가족 등 비공식적인 간병인들을 더 잘 지원하고, 노인들에게 더 효과적인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사회 전반의 사람들에게 교육하는 일이다. 이교육이 기술적인 해결책에 의존하지 않고도 서로를 더 배려 하는 공평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은 분명히 어떠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학문에 걸친 더 많은 협력의 필요성과 돌봄을 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돌봄 주도 접근법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고 있다.


로봇에 대한 많은 묘사와 마찬가지로 로베어의 사진들은 그 사진들이 드러내는 것만큼이나 많은 내용을 숨기고 있다. 로베어는 사실 요양원에서 실제로 사용된 적이 없는 실험적인 연구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활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고 너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로베어 프로젝트는 오래전에 종료됐으며, 로베어를 발명한 사람은 이 로봇이 일본의 돌봄 산업이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주 노동자가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페퍼 역시 내 현장 조사가 끝난 이후로 사용이 중단됐다. 그러나 그런 돌봄 로봇들은 특히 온라인 미디어에서 미래 일본의 기술 지향적인 이미지를 투영하고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재생산된다. 아마도 이것이야말로 사실 돌봄 로봇이 지금까지 수행한 가장 성공적인 역할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쓴 제임스 라이트(James Wright)는 앨런 튜링 연구소(Alan Turing Institute)의 연구원이며, 《로봇은 일본을 구하지 않는다: 노인 돌봄 자동화의 민족지학(Robots Won’t Save Japan: An Ethnography of Eldercare Automation)》의 저자이다.



MIT Technology Review 편집장 : Mat Honan

 한국 에디션 발행인 & 편집인 : 박세정 johnpark@dmkglobal.co.kr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박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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