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인구 8억명 육박, 2023년 경제규모 3조 6000억 달러, 인터넷 사용자 4억 6000만명의 거대 시장이 열린다”
미중 경쟁속 아세안의 존재감과 가치가 어느때보다 커진 가운데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 중요성을 되새기고 미래 청사진을 제언하는 행사가 열렸다. 8일 한-아세안센터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 11차 아세안 연계성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는 아세안 10개국 연계성 강화 목표인 ‘마스터플랜 2025’의 5대 주요 전략을 바탕으로 ‘디지털 연계성’ 증진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축사에 나선 송카네 루앙문인톤 주한 라오스 대사는 “디지털 연계성 경험 및 노하우가 풍부한 한국은 앞으로도 아세안의 핵심 파트너” 라며 “이 같은 포럼이 지속가능한 디지털 연계성을 위한 양측의 참여를 촉진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연단에 오른 다토 림 족 호이 전 아세안 사무총장은 기조 연설에서 “지정학적 위험과 경제적 분열 가능성은 디지털 연계성에 대한 도전과제” 라면서 “한국이 아세안의 디지털 연계성 및 복원력, 지속가능성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연계성은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나타났듯이 경제간 상호작용, 경쟁 및 시장 기능을 진작 시키면서 각 시장의 회복력을 높였다. 이와 관련 그는 양측이 현재 지역내 스마트 모빌리티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 매우 고무적이며, 이 같은 노력을 육상 및 항공 운송에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디지털 연계성 강화가 “한국 정부의 아세안 특화정책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주요 아세안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2050년 ‘넷 제로’ 를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들을 기술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세안의 거대한 디지털 시장 잠재력과 함께 현재 존재하는 도전과제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현재 4억 6000만명에 달하는 아세안 역내 인구들의 온라인 거래 규모는 2억 달러가 넘었고, 2030년이 되면 몇배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현재 평균 연령이 43세 정도인데 반해, 아세안은 30세 정도다. 풍부하고 젊은 인구는 높은 경제성장률은 물론 빠른 디지털화로도 연결된다.
연사로 나선 르 촹 란(Le Quang Lan)아세안사무국 시장통합국장은 “잠재력이 크지만 회원국간 디지털 격차가 상당하고 금융 규제 등 제도적 과제도 넘어야할 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이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 ‘마스터플랜 2025’” 이라며 “회원국간 신뢰를 구축하고 있고 아세안 최초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구상안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서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축사와 함께 올해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양측이 관계 격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차관보는 “한-아세안 연계성 분야 협력은 우리 정부의 ‘KASI’ 하에서 계속 강화될 것” 이라며 물리적·제도적·인적 면에서 한국의 역할과 기여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