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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중규 Mar 23. 2024

이번 총선이 마지막 선거일수도 /배진영 월간조선 편집장

[배진영 월간조선 편집장 '오늘의 한국' 이야기]

이번 총선이 마지막 선거일수도!

- 섬뜩한 칼럼이다. 보수우파진영이 선민후사의 정신으로 대동단결하지 않고 소탐대실의 욕심으로 분열되어, 이번 총선에서 종북주사파 같은 대한민국 체제 전복 세력을 등에 업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이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추락할지를 설득력 있게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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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박 전 대통령만 '외과 수술적 타격(surgical strike)'으로 권좌에서 끌어내리면 대한민국은 아무일 없었다는 것처럼 다시 정상적인 헌정(憲政)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한 자가 있었다면, 그는 틀림없이 대한민국의 '이념적 내전' 상황에 대해 무식한 자였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지면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으로 끝나지만, '이념적 내전'을 치르고 있고 휴전선 위에 북한공산집단이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이 임기 중에 쫓겨나면 이는  '혁명적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박근혜 탄핵으로 대통령 자리를 줍다시피 가져간 문재인 정권은 '촛불혁명'을 내세웠다. 국무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들은 촛불혁명의 명령을 받드는 국정과제의 도구들”이라고 공언했고, 기회 있을 때마다 "촛불혁명의 결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고 역설했다.


'혁명정권' 답게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 국방부, 경찰, 검찰, 보훈처, 법원을 비롯한 각 부처에 '적폐청산위원회/TF팀'라는 이름의 '숙청위원회'를 설치했다. 전직 대통령 2명, 국정원장 3명, 대통령 비서실장, 장관, 수석비서관, 국정원 간부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갔고, 전직 기무사령관은 자살했다. 우파운동을 하던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검찰에 불려다녔고, 정권과 전경련의 돈을 받았다는 낙인이 찍혔다.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권은 20년 집권, 100년 집권을 호언장담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개헌안도 발표했다. 2020년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공수처를 만들고,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박탈하는 등 대한민국을 마비시키기 위해 별 짓을 다했다. 9.19군사합의로 우리 군의 훈련-방어체계를 망가뜨렸다. 탈원전으로 산업기반을 허물었다. 법원은 '고독한 판관'들 대신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판사들이 차지해버렸다.


정말 나라가 망하는 줄 알았다. 조국 대한민국을 망국 직전에 구해낸 것은 역설적으로 조국(曺國)을 비롯한 문재인 정권의 오만, 비리, 위선, 실정이었다. 그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소위 적폐수사의 주역이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서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 같은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기 일보 직전에 간신히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출범하자, 하마트면 나라가 망할 뻔 했다는 걸 다 잊어버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그들이 상대한 세력이 어떤 세력인지를 잊어버리고 2년여를 허송했다. 인사에서도, 문재인 적폐 청산에서도, 대장동 수사에서도, MBC나 KBS에 등에 대한 대책에서도, 정책에서도,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이 전광석화처럼 '적폐청산'을 밀어붙인데 비하면, 세월아 네월아였다. 이력서만 좋은 사람들, 기회주의적 처신을 일삼았던 사람들이 득세했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정권은 중반으로 접어들었고, 총선이 다가왔다. 한때 이재명 사법리스크와 한동훈의 혜성 같은 등장으로 여당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면서 압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 좌파세력과 알게 모르게 그에 물든 이들이 얼마나 강고하게 자리하고 있는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좌파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인지를 망각한 철없는 환상이었다.


그리고 이종섭-황상무 건으로 선동이 시작되자 판은 순식간에 뒤집어지고 말았다. 벌써부터 4년 전보다 더 상황이 안 좋다는 죽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 선동세력이 그대로 온존하고 있었고, 10여일 사이의 선동으로 판이 뒤집어진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인지를 잘 보여준다.)


더 문제인 것은 보수세력, 우파, 애국세력이라는 이들 사이에서도 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 보겠다는 열의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오히려 "윤석열, 그럴 줄 알았다" "한동훈, 혼 좀 나야 한다"는 냉소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공천에서 보수우파가 대접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는 이들도 많다. "김대중도 견뎠고, 노무현도 견뎠고, 문재인도 견뎠는데, 이재명인들 못 견디겠나? 이재명 된다고 나라 안 망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심지어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어정쩡하게 이기는 것보다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그들이 그걸 믿고 교만하게 굴다가 2027년 대선에서 폭망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7년 전 박근혜가 탄핵당해도 별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를 바 없는 짧은 생각이다.


이번에 좌파세력이 다수의석을 차지하면, 그들이 점잖게 의회민주주의를 하면서 다음 대선까지 기다려줄까? 그럴 리가 없다. 더욱이 지금 야당 및 그 동조세력의 대표, 후보들 가운데는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들이 수두룩하다.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다수당의 힘을 믿고 '탄핵쿠데타'를 다시 시도할 것이다. 벌써부터 박지원 등은 '탄핵쿠데타'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게 안 되더라도 최소한 윤석열 정권을 반신불수로 만들어버린 후, 다음 대선에서의 승리를 모색할 수는 있다.그때가 되면 2017년 문재인이 그랬던 것처럼 이재명이 대통령 자릴 그냥 주워갈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좌파정권이 출현한다면, 그들은 문재인 정권이 5년에 그친 데서 교훈을 얻어 이번에야말로 '100년  집권'을 실현하려 별의별 짓을 다할 것이다. 586운동권이 퇴출된 자리를 차지한 것은 그들보다 훨씬 더 무식하고, 종북적이고, 폭력적인 '97 한총련세대'이고 지난 20여년 간 '군자산의 약속'을 통해 오매불망 대한민국의 적화를 맹세해 왔던 자들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런 자들이 정권을 잡으면 이번에는 정말이지 대한민국은 절단날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걸 제도화하는, '자유'가 삭제되고 '사람 중심'이 전면에 등장하는 새로운 헌법이 제정될 것이다.


만일 이런 상황이 된다면 우파는 그걸 막을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 싸웠던 우파는 이제 80대 노인이 되었고, 그 시절 20대, 30대였던 청년우파들은 싸움에 지치고, 문재인 정권 시절 '적폐청산'의 트라우마와, 우파 정권의 홀대 때문에 냉소적이 되어버린 60,60대의 생활인이 되어 버렸다.


좌파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 다수당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좌파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대한민국은 정말 '망한다'. 그래도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도 방어선이 구축되어야 다음을 모색할 수 있다. 누가 마음에 안 들어서, 하는 짓이 시원찮아서, 우파를 대접해 주지 않아서, 좌파정권 들어설 때마다 나라 망한다고 걱정했지만 아직 안 망했으니까. 이번에도 좌파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한들 별 일이야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다.


6.25 전쟁영웅인 한신 전 합참의장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이 나라가 네 나라요, 내 나라요? 우리나라요!"


대한민국은 하는 짓마다 못마땅한 누군가의 나라가 아니다. 우리가 유체이탈 화법으로 "될 대로 되라. 내가 알 일 아니다"라고 팽겨쳐도 되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나라다.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좌파에게 넘어가도록 방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나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잠이 깨고, 이가 갈린다. 매번 나 같은 사람들이 있는 걸 믿고 '우리에게 표를 줘야지, 니들이 가면 어디 갈래?'라며 뻘짓하는 놈들이 미워죽겠다. 하지만 그들을 욕하고 야단치는 것도 우리나라가 존속한 뒤의 일이다.


배진영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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