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부터 박장범 앵커가 낙점 되리라 예상했다. 용산의 낙점이 누구에게로 향할지 직감적으로 느낌이 왔기 때문이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대선후보 시절 윤석열 후보는 "본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이 영국의 BBC처럼 되도록 사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막상 취임하고 난 뒤 공영방송들(KBS MBC YTN 등등)이 죄다 민주노총에 장악되어져 있어, 반윤석열 반정부적(심지어 반국가적) 소리만 내고 있는 것을 보며, 특히 그 중에서도 MBC는 거의 광기에 사로잡혀 있어 '바이든 날리며' 같은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것을 보고, 윤대통령은 공영방송 개혁에 대한 어찌보면 낭만적인 생각을 버리게 된다.
그렇게 낙점한 첫번째 KBS사장이 박민이었는데, 용산 생각엔 다급한 총선을 앞두고 민노총에 장악된 KBS를 한꺼번에 개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민노총과도 어느 정도 친분이 있어 그들을 다독이며 관리할 수 있는 관리형 사장 박민을 보냈다.
총선을 앞두고 KBS에서만큼이라도 반정부적 뉴스들이 나오지 않는다면..그 정도만 기대했던 것이다.
그래서 총선에서 승리하기라도 하면,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방송개혁에 나서리라 마음 먹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총선에서 다시 참패하고서 '그런 역할'의 박민도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마음을 흔든 언론인이 나타났으니 박장범이었다.
그가 지난 봄 대통령과의 깊은 인터뷰를 하면서 반윤석열 세력들이 "명품백"이라 공격하며 칭하던 것을 "조그만 파우치"라 불러 대통령 부부의 마음을 얻었던 것은 익히 아는 사실 아닌가.
그날 그 순간 박장범은 대통령 마음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만큼 대통령 부부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만큼 심리적으로 몰려있는 것이다.
그런 해프닝을 제쳐두고, 오로지 인간적으로 박장범 앵커를 살펴보면 우선 인상에서 비호감적인 면이 보이지 않고 원만하고 성실하게 보여 좋다.
그가 비록 대통령의 낙점을 받아 KBS 사장이 되겠지만, 사장이 되면 KBS를 영국의 BBC처럼 제대로된 공영방송으로 만들어 가 주길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