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내 브런치 계정의 구독자 수는 8명. 귀여운 숫자일지라도 나에게는 무척 소중하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팔로워 수를 빠른 시일 내에 늘려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는데 브런치는 상대적으로 그러한 압박감은 왜인지 적은 편이다. 지금 당장 누군가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유행하는 밈을 섞은 콘텐츠를 올려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내 생각을 조금 더 정제해 꾹꾹 눌러담은 글을 올리고 싶다는 소망이 크기 때문일까. 물론 브런치 계정을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도 작지는 않다. 꾸준한 업로드를 통해 글쓰기 근육을 키우고, 내 글을 읽고 공감해주는 독자들이 늘어나는 성장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
서론이 길었으나, 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이런 초보 작가에게도 소중한 제안이 들어왔다는 거어어엇! 문제는 그 제안 메일을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열어보았다는 것. (눈물이 흐른다.) 퇴준생의 신분으로 이런 저런 창작 활동을 하다보니 지인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이메일 계정을 새로 팠는데, 이 메일함을 열어보는 게 익숙지 않은 것이 패인(?)이었다.
소중한 첫 제안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신 분은 한 광고대행사의 대리님이었다. 기업 계정에 월간 단위로 올릴 직장인 인스타툰 제작을 의뢰하는 내용이었다. 이 제안이 비단 나에게만 온 것은 당연히 아닐테고 숱한 후보들 중 하나였으리라. 그렇지만 내가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이 내가 아닌 제3자가 볼때도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는 의심의 소용돌이로 힘들어하고 있던 차였기에, 이런 메일을 받아보았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을 잃어가던 나에게는 큰 응원이었다.
회신기한은 이미 두달을 넘겨버렸지만, 그냥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감사인사를 담은 회신을 드렸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 해 보고 싶은 마음,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의 싹을 자르지 않고 키워보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