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장증후군 인간의 장 떨리는 시간
나는 과민성장증후군을 가졌다.
중학교 때부터 시험기간이면 어김없이 장이 먼저 나도 모르던 내 감정을 표현해 주었다.
오늘은 2년의 노력이 심사받는 날.
장이 떨리지 않을 리가 없었는데 웬일로 괜찮았다.
아침은 도라지배즙 두 봉과 배 한 개로 시작했다(목양인에 최고인 배를 먹었다.).
긴장은 했는지 발표는 1시인데, 새벽에 눈을 떠서 붱철쇼를 보면서 스트레칭을 했다가 샤워를 하고, 유튜브를 기웃거리다가 어제와 오늘의 다이어리를 썼다.
거울을 보며 한 번 발표를 했다.
10분을 딱 맞췄다. 휴-
또다시 누워 빈둥거리다가 세바시를 하나 보고 (원샷한별 님) 감동받다가 RM의 No.2만 무한 반복으로 듣고 오늘은 커피는 마시지 않았다.
No.2의 가사는 오늘의 나를 특히나 위로해주는 가사였다. 내가 발표를 잘 마친다면 다 남준이 덕이다(남준아 고마워.).
역시나 장이 떨리기 시작한 30분 전.
예전보다는 연륜 탓인지 증상이 덜했다.
“대충 하자.”
“망해도 졸업!”
을 외치며 망했을 때의 최악을 상상했더니 더 평안해졌다.
그리고
1등으로 한 발표를 잘 마쳤다.
외로운데 귀찮고, 떨린데 설레는, 은은한 관종이라 그런지 이번에도 발표는 잘한 거 같다. 내향인인데 이런 것은 외향인처럼 하는 나란 인간을 나도 잘 모르겠다.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이 되기 시작한 나이일까.
다행이면서도 감사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한 층 더 두꺼워진 날이었다. 그리고 논문 지도에 힘써주신 교수님들, 연구실 선배님들, 함께 공부한 동료들에 감사를 드리며, 피드백 잘 반영해서 발전된 논문을 완성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축하주를 마셨다.
축하주 파트는 다음 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