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TV 애청자로서 인생일력을 짧은 일기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일력 뒷면에 그날 있었던 행복한 일 혹은 그날의 단상을 적었는데, 그것이 2021년의 일이다. 2022년에는 쉬었다가 2023년에 선물 받은 일력에 짧은 그날의 일기를 쓰는 중이다.
대학원 1년 차로 새로운 삶에 적응하느라 바빴던 2021년에는 쓰기만 하고 꺼내어 보지는 못했다. 그저 내가 그린 그림으로 완성한 케이스에 그저 켜켜이 쌓아두기만 했다.
9월 1일의 나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학교에 있으면서 개바빴구나. 2021년의 내 삶의 단편들을 2023년 7월, 새벽에 눈이 떠져 랜덤으로 뽑아 읽는 재미가 있다. 저 모퉁이에 보이는 석진이 코카콜라 배지를 받은 날도 기억난다. 방탄소년단의 이벤트를 하는 코카콜라 부스가 코엑스 앞에 있길래 나도 긴 줄에 합류했다. 약 1시간을 섰던 기억이 있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저 작은 배지를 받았다. 그것도 2021년이었나 보다.
1월에는 성의 있게 썼던 글씨도 점차 달이 지날수록 그날 핵심 하나를 기록하거나 아예 쓰지 않은 날도 있게 되었다. 처음 발견한 흥미로운 웹툰, 그날 완독한 책 등이 적혀 있기도 했다. 하나하나 읽다 보면 그 시절이 새록하고 그때의 내가 기특하기도 부럽기도 하다.
오늘도 미래의 내가 기특해할 만한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