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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하 Mar 03. 2024

오히려 에피소드를 기다리는 마음

불행은 나의 것

주말 저녁 헬스장이 일찍 문을 닫아 개천가를 달렸다.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아 떨어지는 자리가 멀리서도 선명히 보였다.

바닥이 물로 흥건한 그곳을 조심히 피해서 달렸다.

순간, 만약 떨어진 물을 그대로 맞게 되었다면? 에피소드가 될 것 같은데! 발견해 버린 게 아쉬웠다.

‘자연재해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놓친 것.


조금은 작가가 된 건가. 소재 고갈에 불행이든 기행이든 일어나면 잠깐 울고 쾌재를 부르는 인간이 된 것이다.

불행이여 내게 오라.

눈물 닦으면 모두 에피소드일지니*.


*셀럽맷 님의 말에서 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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