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을 SWIM 하는 alien의 살아난 덕질 세포

내 포도알 하나만

by 무하

2026년 3월 방탄이 돌아왔다. 2016년 ‘피땀눈물’에서 입덕부정기를 거쳐 결국 입덕을 해버렸으니 정확히 10년 만이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뮤직비디오를 보여달라고 졸랐을 때, 보통은 대차게 거절하지만, ‘피, 땀, 눈물’은 내분비(피)와 외분비(땀, 눈물)를 공부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체액에 대한 노래이니 틀어줬다. 그 후 멜로디와 가사가 머리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덕통사고였다. 그 노래는 과학과 전혀 상관없었고, 디깅 할수록 철학 혹은 문학에 가까웠지만. 뮤비를 틀어달라고 했던 학생들에 고맙다. 앨범을 사서 듣고 자체 콘텐츠도 보며 (달려라 방탄, 본보야지 등) 점점 그들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운이 좋았던 시절, 맞는 말이야. “우리 콘서트 절대 없어 포도”


2017년-2019년 사이에 몇 번의 콘서트와 팬미팅(머스터)을 갔다. 운이 좋았다. 빅히트는 하이브가 되었고, 다음 카페는 위버스로 통합되었다. 위버스 선예배 추첨에도 매번 떨어졌다. 그래도 무대를 보고 오면 그걸로 몇 달을 살았다. 에너지를 듬뿍 받았다. 조류 관찰 망원경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아미밤을 흔들면서도 팔이 아픈 줄 몰랐다. 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는 7명을 보면 태만한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들이 이 무대를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3월 21일 광화문을 가지 못하고 넷플릭스로 방구석 관람을 했지만, 콘서트를 갔을 때처럼 소름이 돋고 같은 여운을 느꼈다.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헬스장에 가서 무게를 치고 유산소를 조금 하고, 발이 닿는 대로 거리를 걸었다.


자체 아미 10주년, 어쩌다 방콕 라이프를 하는 중에 방탄의 월드투어가 잡혔다. 12월에 이곳에도 온다. 다시 희망이 생겼다. 완전체를 현재 내 삶의 터전에서 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사원을 지날 때마다 기도할 이유가 생겼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이번엔 티켓팅 추첨에 한 번에 성공하게 해 주세요.


덕질 세포가 살아났다. 소우주 가사에서 세계 인구를 84억으로 고쳐 부르는 남준이의 귀여움, 누구 하나 실수 없이 프로답게 무대를 하는 모습에 나도 ‘Best of me’를 위해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채워야겠다는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