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유와 안 사는 이유. 그 심리를 찾아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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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란 모바일 앱이 있다. 내 책장을 촬영하면 꽂혀있는 책들이 내 폰 안에 정리돼 들어온다. 모바일 서재가 생기는 것이다. 그냥 책장을 몇 번 찍기만 하면 된다. 진짜 신기하다. 다들 한번 해보시길. (비블리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일단 건너뛴다. 수고하세요, 라이앤캐처스!)
이렇게 정리해보니 우리집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이 580권 정도. 침실, 가방, 회사 등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책들 합하면 600권이 넘는다. 이중 내가 사거나 받은 책은 200권이 좀 넘는 듯하다.(나머지는 아내 책) 생각보다 많았다. 내가 언제 책을 이렇게 많이 봤나 하고 리스트를 훑어보니, 제대로 안 읽은 책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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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눈에 띄는 책을 들었다놨다 했다. 내용이 궁금해서 읽어봤으면 하는 책들이 더러 보였지만 쉽게 계산대로 들고가진 못했다. 책값은 대개 1만3000~1만6000원. 책값 절대 비싼 거 아니라고들 하는데(커피 서너 잔 값이라고들 비교한다), 근데 부담스럽다. 서점에서 잠깐 서서 읽어볼까 했지만 다리 아프고, 앉아서 읽으려니 약속시간 전까진 몇 장 못 읽을 거 같다. 전부터 사야겠다 맘 먹은 책 한 권만 들었다. 다른 책은 살 정돈 아니다 싶었다. 에이, 이 정도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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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국제도서전. 콘텐츠 마케팅 관련 세미나에 들렀다. 발표자였던 장효곤 이노무브 대표는 책 소비자의 인식/행동 전환 단계별 마케팅 유형을 설명했다. (인지 > 관심 > 구매 > 사용 > 충성) 그러면서 출판인이 아닌 제3자 눈으로 봤을 때 병목현상이 있는 것 같다며 어느 단계가 문제인 거 같냐고 청중에 물었다. ‘인지’나 ‘구매’ 아니겠어? 했다. 근데 '사용', 즉 '읽기'란다. 책 사서 완독하는 비율이 극히 낮아서란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어질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