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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soil Jan 19. 2024

가르침과 공예의 가치

생각

책을 보다가 알게 된 내용인데 작가의 역할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즐거움을 만드는 작가와 가르침을 만드는 작가다. 즐거움을 만드는 작가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만족감을 제공하며 이에 대한 감사와 친애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가르침을 만드는 작가는 조금 다른데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학문적인 성격을 띄기에 사람들은 즐거움을 넘어 작업 안에서 무언가를 배우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에 대한 감정은 존경으로 표현된다.


나는 이러한 구분이 공예의 가치에 대한 고민과 연관이 있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예의 가치가 즐거움에 국한되는데 나는 공예가 즐거움을 넘어서, 가르침과 이해를 줄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미술과 같이, 조금 다르게 공예도 즐거움을 넘어서 학문적이고 깊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공예가 단순히 기술이나 형태의 전시를 넘어, 철학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공예의 중요한 가치는 재료나 손이 아니다. 그것은 비합리에서 오는 인간성이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의 발전은 모든 노동을 기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처럼,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때, 인간적 가치가 어떤 의미로 쓰이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고 사진기의 발명이 그림의 본질을 재정의한 것처럼, 창작과 생각의 기술화는 창작이 결국 선택의 문제라는 결론으로 도달했다.


공예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다른 답을 제안한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행위이다. 공예는 행위를 통해 인간성을 가장 순수하게 드러내며, 개인의 정체성을 반영한다.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이나 고통이 될 수 있고, 다른 이에게는 그것이 수행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감정과 경험은 사람 자체를 대변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상상하고 표현할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한 방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 방향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행위 자체이다. 공예는 이러한 직관적인 확신의 행위를 통해 창작의 본질을 드러낸다.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작업을 넘어서, 인간의 내면과 감정, 생각을 형상화하는 과정이다. 그 때문에 나는 공예가 기술의 시대에도 기술의 시대이기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인간 본성과 창작의 근본적 가치를 탐색하는 중요한 매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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