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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현실 사이

by 로건리

나의 기대가 큰 것은 아니었다.

조용히 묵묵하게 내 자리를 지키다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험담에도, 나는 내 길을 조용히 걸어갈 뿐이었다.


폐업 위기의 직장, 대표이사의 무너진 신용, 쌓여가는 거래처 미수금....

나는 나의 신용을 회사에 던졌다.

회사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대표이사를 신뢰했다.

그가 보여준 능력은 충분했으니까!


사람들의 수근거림, 잘되면 본인 덕, 잘못되면 내 탓을 할 거라는 현실적인 조언들까지 나에 대한 걱정에도 나는 귀를 닫아버렸다.


10년만 기다려봐. 내 선택이 얼마나 신의 한수였는지 보여줄게!






현실은 내 마음과 동기화되지 않는다.

10여 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3명 이상의 몫을 처리하지만 10년 간 제자리에 있는 연봉.

그럼에도 내 자리에 대한 낮은 평가.

시장에서 무너진 회사에 대한 신뢰.


처음엔 간절했다.

그 후엔 불안했다.

그 다음엔 분노했다.


그러나

이제는 평온하다.

모든것을 내려놓으니 편안한다.

빚을 안고 나왔지만 눈가엔 빛이 난다.






작은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을 때

물질도 풍요롭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것을 내려놓으니 큰 것이 찾아온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한다.


작은 것을 크게 바라보면

그 작은 것이 큰 것을 가릴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