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는 다르게 온갖 유행은 다 좇는 둘째는 감기, 장염, 수족구 차근차근 단계 밟듯이 다 거쳐간다. 감기라고 해서 가볍게 넘기는 법이 없고 한번 시작하면 한 달을 채우는 기분까지 드니 콧물이라도 살짝 비치면 머릿속에서는 이미 아.. 또?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 아직 어리다 보니 콧물 기침 하나에도 안쓰럽고, 돌보고 보살펴야 할 것들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모되는 부분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엄마이지만 나도 사람이기에 마음 한편이 시무룩 해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번에는 수족구였다. 첫째도 겪어본 적 없던 것이라 처음 소아과 진료에서 수족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살짝 당황스러웠다. 전염성이 강하다니 첫째의 걱정도 함께 해야 했고 코로나 감염으로 온 가족이 고생한 기억이 오버랩되어 앞으로 내게 닥칠 상황들이 그려지면서 한숨이 먼저 나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수족구가 유독 전염성도 강하고 증상도 심하게 나타난다며 각별히 신경을 써주라던 의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생각보다 고약했다. 고열이 이틀 이상 지속되니 스파이더맨 저리 가라 싶을 만큼 내게 착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날이 점점 더 길어졌다. 그렇게 꼬박 4일을 열 내리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고 10일을 꽉 채우고서 수족구와 미련 없는 이별을 했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아직 어린아이들이기에 아플 땐 아이와 함께 아픈 것 마냥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는 심정으로 살게 되는 것 같다. 아프지 말고 건강해 주기를 바라는 아주 단순한 이 바람 하나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매 순간 깨닫는 것이 육아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것이라 생각하는 이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을 원하는 것 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