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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 같은 목화꽃

미나미누 꽃말 시리즈 5. 목화꽃

by 선뜰
5. 목화.jpg 미나미누 꽃말시리즈 목화 ㅣ 프로크리에이트 디지털 드로잉

꽃명 : 목화

학명 : Gossypium indicum

꽃말 : 어머니의 사랑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목화솜


3월, 봄화단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낙엽을 치우고 누렇게 변한 마른풀들을 걷어냅니다. 낙엽이나 잔가지들은 겨울에 정리해 놓지 않았습니다. 땅을 따뜻하게 덮어주어 뿌리가 냉해를 입지 않게 도와주기도 하고, 많은 생명들이 겨울잠을 잘 수 있도록 안식처를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길쭉길쭉 뻗어있는 사초들과 베르가못 줄기를 쑥쑥 걷어냅니다. 아기 엉덩이 같은 덜 벌어진 목화솜도 걷어내고, 목화솜 속에 있는 씨앗을 다시 땅에 묻어줍니다. 겨울화단에 목화솜 같은 아이도 없습니다. 보송보송한 하얀 솜털이 겨울 화단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보기만 해도 편안하고 아늑합니다.


추억을 떠올리는 식물이라면 바로 목화일 것입니다. 한 겨울, 할머니 집에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색동옷을 입은 목화이불을 덮고 군고구마를 먹거나, 사촌들과 옹기종기 모여 놀이를 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엄마가 목화솜을 틀고 커다란 대바늘로 명주실을 엮어 이불보를 각 모서리마다 꿰어 고정시키면, 뽀송뽀송하고 햇빛냄새, 바람 냄새나는 이불 위에 데구루루 뒹굴던 기억도 생각납니다.


목화를 떠올리면 할머니, 엄마, 이불이 함께 떠오릅니다. 한국에서는 목화이불하면 아마도 이런 추억이 한가득할 것입니다. 그래서 목화솜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무언가 편안하고 안정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목화솜이불을 둘둘 말고 방 안에 엎드려 책을 읽는 상상만 해도 행복하고 편안해집니다.


편안함을 원하는 욕구는 잘 없어지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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