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개미가 나오기 시작했다. 화분이 너무 많은 탓인가. 바질 하나가 시들시들해졌다. 개미 탓인지 썩은 냄새에 개미가 이끌린 건지는 모르겠다.
개미약을 놓았다. 테이블 위에 하나, 책꽂이 사이에 두 군데.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서너 마리가 머리를 박고 죽은 것이 보였다. 주변에도 몇 마리가 바르르 떨며 얼어 있거나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빙글빙글 헤매고 있었다.
개미는 끝까지 개미약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다만 그리로 다가가면 죽거나 미친다는 것을 알 뿐이다. 어쩌면, 개미약을 여러 번 접하고 연구해 볼 만큼 오랜 세월 산 개미가 있다면 그것이 몸에 주는 영향은 이해되었을지도 모른다. 마약 같은 것. 혹은 암처럼 치료제가 없는 이유 모를 질병 같은 것.
문득 버뮤다 삼각지대가 떠올랐다.
우리는 우주의 관점에서, 혹은 우주보다 더 큰 관점에서, 어쩌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층위에서 개미일까.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라는 건 너무 인간중심주의 같다. 우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인지할 수 있는 범위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으리라.
어쩌면 그 밖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는 지구가 맞을까? 우리가 이해하는 형태로는, 지구는 지구가 맞다.
하지만 우리의 인지 구조가 과연 완전할까? 그와 다를 수는 없을까?
빨간색은 빨간색이 아니다. 수많은 빛 중 빨간색 스웨터의 파장이 빨강만을 굴절시켜 각막이 받아들이는 빛이 빨강일 뿐이다.
과학의 특정 부분 이상으로 파고들어가면 압도당한다고들 한다. 풀 수 없고, 이해되지 않고, 말도 안 되는 것이 말이 되는 영역이 수도 없이 존재한다고.
이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우리는 존재하는 현상 중 우리에게 인지되는 몇 가지에만 작은 이름표를 붙일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