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빵이 에게는 기분 좋은 일들이 많다.
빵이를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의 행복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수업시간에는 폰을 사용할 수 없으니 아이들은 놀잇감을 찾아낸다. 요즘은 애나 어른이나 휴식시간에 폰을 보고 있으면 뭔가 놀꺼리를 찾아낼 이유가 없어졌다. 그런데 학교에서 만큼은 그 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에너지는 넘치고 시간도 많으니까.
내가 없는 수업시간에는 몸으로 하는 활동을 제외하고는 과연 얼마나 듣고 참여할지가 궁금한 빵이.
수업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혼자만의 세상으로 흔히 '안드로메다'에 다녀올 듯한 포즈를 취한다. 가끔 내가 옆에 있어도 멍을 때릴 때가 있다.
'놀 방법을 찾는 것'
요즘 빵이의 놀이는 '별 접기'이다. 어쩌면 인간이 무지막지하게 발전한 것 같아도, 놀이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보면 일반인의 뇌는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공책을 잘라서 별을 백개도 넘게 접어놨다. 어릴 적 학 접기를 많이 한 나로서는 이 놀이가 반갑긴 하다. 이제는 별과 학을 어떻게 접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별 접기를 한번 배웠는데 노안도 오고 영 재미가 없어서 옆에서 종이를 잘라주기로 했다. 그냥 하얀 바탕의 공책을 자르면 재미없으니 공책에 색칠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빵이는 흔쾌히 승낙. 40장쯤 잘라주고, 별 접는 빵이를 보고 있다가, 서랍에 있던 이면지를 사용해 별을 담을 상자를 만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쿵작을 맞춰서 논다.
다음날 학교를 가니 또 별을 접고 있었다. 빵이 뿐만 아니라 이제 친구들도 별을 접어서 가져다주기도 한다.
"우리 별 천 개 접을 건데요!"
'그거 접어서 뭐 하게?'라는 어른들의 질문은 하지 않았다. 별 접는 자체가 놀이니까.. 그걸로 뭘 할지 말지는 나중의 일이고, 일단 그 놀이에 집중하는 거지머.
피아노를 가르쳐 준지 3주 차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빵이가 일본 애니메이션 곡 전주를 완성했다. 문제는 아직 악보를 보면서 치는 것이 아닌 정말 머릿속으로 건반의 위치와 음을 기억하여 치는 거라 전곡을 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나 여기까지만 할래요."
"오잉? 왜? 이제 본곡 나오는데?"
"기억하기 어려워요"
이 곡이 한마디가 반복되고 두 번째 마디가 변형되는 것이 4번이나 나오는 관계로 피아노 치는 양이 늘어나면 뇌에 과부하가 오는 모양이다. 악보를 치는 나로서는 악보에 따르면 되는데 악보를 보지 않고 기억력에 의존하는 빵이에게 당연한 일. 피아노 학원이었다면 악보 보는 법을 먼저 알려주고 음계 치기라는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했겠지만 우린 학교적응을 위한 재미추구니까.
나름 분위기 있는 곡의 간주를 혼자 척척 쳐내는 빵이가 참 자랑스럽다. 사랑스럽다.